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 / 사진=AFP 연합뉴스
[더페어] 박진식 기자 = 미국의 이란 전쟁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중동 리스크가 고조되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며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1.51%,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96%, 나스닥100 지수는 1.88% 각각 하락했다. 주요 지수는 모두 약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시장 전반의 불안 심리를 반영했다.
주가 급락의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의 군사 개입 확대 가능성이다. 미 국방부가 이란에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긴장감이 급격히 높아졌다. 여기에 이란의 핵심 석유 수출 거점인 카르그섬 점령 검토, 중동 지역 추가 병력 배치 계획 등이 잇따라 전해지며 시장 충격을 키웠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을 가장 큰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유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사태로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7.5%가 영향을 받고 있으며, 하루 최대 800만 배럴 공급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곧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채권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39%까지 오르며 7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국과 독일 국채금리도 각각 17년, 14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금리 상승은 성장주와 주택 관련 업종에 부담을 주며 주식시장 전반의 하락 압력을 키웠다.
업종별로는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3% 이상 하락했고, 알파벳과 메타도 2% 넘게 떨어졌다. 메모리 및 장비 기업들도 동반 하락하며 투자심리 위축을 반영했다. 항공주는 유가 급등에 따른 비용 부담 우려로 3~4%대 낙폭을 기록했고, 주택 관련주 역시 금리 상승 여파로 일제히 하락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수출 통제 위반 혐의로 경영진이 기소됐다는 소식에 30% 넘게 급락하며 시장 충격을 키웠다. 반면 플래닛랩스는 긍정적인 매출 전망을 제시하며 20% 이상 급등했고, 에너지 기업 SM에너지는 투자의견 상향에 힘입어 상승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한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현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4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약 12% 수준으로 평가된다.
유럽과 아시아 증시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2% 하락하며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1%대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유가와 금리의 동반 상승이 이어질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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