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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국 수출부터 SMR 파운드리까지…두산에너빌리티 '삼각편대' 뜬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이 촉발한 전력 수요 폭증이 에너지 산업 지형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을 갖춘 발전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수출부터 SMR 파운드리까지…두산에너빌리티 '삼각편대' 뜬다

가스터빈·SMR·해상풍력...인프라 ‘3대 축’ 구축

'가스터빈 종주국' 미국 역수출…인프라 강자 부상

(왼쪽부터)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하고 제작한 380MW급 가스터빈 제품, 두산에너빌리티가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8MW급 해상풍력 발전기(DS205-8MW) 전경.<두산에너빌리티>

문재인 정부 당시 탈(脫)원전 정책과 유동성 위기가 동시 터지며 두산애너빌리티는 한때 생존을 걱정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체코 원전 수주와 발전용 가스터빈 미국 수출 등 굵직한 성과를 내며 반전의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그 중심에 박지원 회장(두산그룹 부회장 겸직)이 있다. 박 회장은 원전 의존을 넘어 가스터빈, SMR, 수소터빈 등 차세대 에너지 기술 확보에 장기간 투자해 왔다. <인사이트코리아>는 박 회장의 리더십과 두산 에너지 사업의 변화, 그리고 그 의미를 살펴봤다.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이 촉발한 전력 수요 폭증이 에너지 산업 지형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을 갖춘 발전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소형모듈원자로(SMR)·해상풍력을 축으로 한 ‘에너지 삼각편대’ 전략을 통해 차세대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전과 가스, 재생에너지를 동시에 확보한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글로벌 에너지 전환 시대의 핵심 공급자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하고 제작한 380MW급 가스터빈 제품.<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국산화 넘어 美 역수출…AI 전력 수요에 존재감

1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부터 발전용 가스터빈 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글로벌 시장 진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항공기 엔진 수준의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 지멘스에너지, 일본 미쓰비시파워 등 소수 기업이 사실상 시장을 지배해왔다. 그만큼 후발주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산업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에 굴하지 않고 2013년 정부와 함께 한국형 발전용 가스터빈 개발에 착수한 이래 6년 간의 연구개발 끝에 2019년 380MW(메가와트)급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하며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상용화 이후 약 7년 만인 올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로 추정되는 미국 모 기업과 380MW급 가스터빈 프로젝트에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에 역수출까지 성사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0월과 12월에도 각각 2기, 3기를 미국 빅테크에 수출한 바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스터빈 기반 가스발전의 중요성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발전량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백업 전원’으로 가스발전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을 통해 글로벌 발전 설비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축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스케일파워 SMR 발전소 조감도.<뉴스케일파워>

SMR 시장 본격 성장…생산기지 구축 속도

차세대 원전 시장을 겨냥한 SMR 사업 역시 두산에너빌리티 전략의 핵심 축이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 대비 규모가 작고 모듈 방식으로 제작이 가능해 건설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차세대 원전 기술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과 산업용 전력원 등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논의되면서 시장 성장 기대감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분야에서 ‘글로벌 파운드리(생산전문기업)’ 역할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뉴스케일파워, 엑스-에너지(X-energy), 테라파워 등 주요 SMR 개발사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주기기와 소재 제작을 담당하는 구조다. 현재 2028년 완공을 목표로 SMR 전용 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으며 가동 이후에는 연간 20기 이상 생산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대형 원전용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주기기 제작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기반을 바탕으로 SMR용 주기기 제작 기술을 축적해 왔다. 향후 이를 전담할 전용 생산 체계도 구축 중이다. 업계에서는 전용 생산 체계가 완성될 경우 SMR 특성에 맞는 표준화·모듈화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공급 대응력과 생산 효율이 동시에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 환경 역시 SMR 산업 확대에 우호적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최근 ‘소형 모듈 원자로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SMR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관련 산업 육성 기반이 마련됐다. 정부는 5년 단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3대 국산 SMR 노형 핵심 기술 설계에 약 1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실증과 인허가, 특구 지정 등이 본격화될 경우 설계와 시공, 주기기 제작, 소재·부품 등 밸류체인 전반에서 사업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 인증기간 UL로부터 국내 최초로 형식인증을 취득한 두산에너빌리티 10MW 해상풍력발전기.<두산에너빌리티>

해상풍력 터빈 대형화…재생에너지 시장 공략

해상풍력 사업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면서 해상풍력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는 풍력 터빈 기술 고도화와 생산 역량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3MW·6MW·8MW·10MW급 등 다양한 해상풍력 발전기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출력이 작은 터빈은 풍속이 느리고 변동성이 큰 지역에 적합한 반면, 대형 터빈은 풍속이 빠르고 일정한 해역에서 효율이 높다. 3MW급 소형 터빈부터 10MW급 대형 터빈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어 국내외 다양한 해상 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두산중공업 시절인 2005년 풍력발전 터빈 시장에 진입한 두산에너빌리티는 그동안 3MW, 5.5MW급 해상풍력 터빈을 만들어 설치한 경험이 있다. 제주 탐라해상풍력단지에는 3MW급 터빈 10개, 제주 한림해상풍력단지에는 5.5MW급 터빈 18개, 서남해실증단지에는 3MW급 20개를 각각 설치했다.

최근에는 8MW급 해상풍력 터빈 13기를 오는 2029년 3월 준공하는 전남 영광 야월해상풍력단지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풍력 기업인 지멘스가메사와 15MW급 초대형 해상풍력 터빈 기술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이제 대형 풍력 터빈으로 주력 제품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 구축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가스터빈과 SMR, 해상풍력 등 다양한 발전 설비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에너지 전환 시장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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