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항공우주산업개발 촉진법 개정안 통과…“뉴 스페이스 시대 규제 합리화”
우주산업 육성 기조 반영 속 “안전성 검증 체계 유지가 관건” 지적도
[에너지데일리 양미애 기자] 성능검사나 품질검사를 받지 않은 항공기·우주비행체·기기류 등을 사용했을 때 적용되던 형사처벌 규정이 과태료 체계로 전환된다. 정부가 추진해온 ‘경제형벌 합리화’ 기조가 항공우주 분야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우주산업 규제 체계가 ‘처벌 중심’에서 ‘산업 활성화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는 7일 열린 제43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정부가 제출한 항공우주산업개발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성능검사 및 품질검사를 받지 않은 항공기·우주비행체·기기류·소재류 등을 사용한 경우 적용되던 벌금형을 과태료로 전환하는 것이다.
현행법은 관련 검사 절차를 거치지 않은 장비를 사용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위반 행위자가 법인의 대표자나 대리인인 경우 법인 자체에도 벌금을 부과하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개정안은 해당 위반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행정질서벌 대상으로 조정했다. 정부는 제안 이유에서 “과도한 형벌규정으로 인한 민간 경제활동의 어려움을 경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법 개정은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규제 혁신 및 경제형벌 완화 정책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내 우주산업이 정부 주도 체계에서 민간 중심의 ‘뉴 스페이스(New Space)’ 산업 구조로 빠르게 전환되는 상황에서, 형사처벌 중심 규제가 스타트업과 민간 기업의 투자 부담을 키운다는 산업계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 민간 발사체와 위성, 우주부품, 항공전자, 우주소재 분야에서는 중소·벤처기업 참여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구개발과 시험 과정에서 반복적인 성능 검증과 시제품 테스트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산업 특성상 일부 행정 위반까지 형사처벌 대상으로 두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개정이 안전 규제 자체를 완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의적 불법행위나 중대한 안전사고 발생 시에는 기존 항공·우주 관련 법령에 따라 여전히 엄격한 책임이 적용되며, 이번 개정은 상대적으로 경미한 행정 위반에 대한 제재 수단을 조정하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항공·우주 산업 특성상 안전성이 절대적 가치인 만큼 규제 완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주비행체와 항공 장비는 작은 결함 하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검사·인증 체계의 실효성이 약화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과태료 수준과 행정 감독 체계 운영이 제도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형사처벌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검사·인증 시스템의 투명성과 기술 검증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책적으로는 이번 개정이 정부의 우주산업 육성 전략과도 연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최근 우주항공청 출범 이후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 확대와 발사체 민간 이전, 위성산업 육성 등을 국가 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우주산업 경쟁 역시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국내 정책 역시 ‘규제 관리’보다 ‘산업 성장 지원’에 무게가 실리는 흐름이다.
항공우주업계 관계자는 “우주산업은 초기 투자 부담과 기술 리스크가 매우 큰 분야인 만큼 과도한 형사 규제 완화는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안전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검사 체계는 오히려 더 정교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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