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갈등으로 연일 잡음이 이어지는 국민의힘의 내홍이 이번엔 최고위원회의에서 표출됐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김윤혁 기자
공천 갈등으로 연일 잡음이 이어지는 국민의힘의 내홍이 이번엔 최고위원회의에서 표출됐다. 6·3지방선거 경기지사 경선 후보인 양향자 최고위원이 공천 시스템을 공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경북지사 경선 후보 김재원 최고위원은 경쟁 상대인 이철우 현 경북지사의 사법 리스크를 거론하며 최고위원회의를 ‘불만 성토장’으로 만들었다. 선거가 다가오고 있지만 국민의힘의 내부 갈등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 양향자 “제발 이기는 싸움, 정상적인 선거 하자”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양향자 최고위원은 “화자가 양향자라는 것을 배제하고 들어달라”며 발언을 시작했다. 발언의 요지는 당의 경기지사 추가 공모 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양 최고위원은 지난달 10일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면접을 치렀지만, 공관위로부터 결과 내지 후속 절차를 통보받지 못했다. 그 사이 당에서는 ‘본선 경쟁력’을 이유로 유승민 전 의원과 반도체 대기업 임원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 7일 추미애 의원을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하고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돌입했다.
이에 양 최고위원은 “공관위는 좀 더 인지도 높은 인사를 찾겠다며 무작정 결정과 발표를 미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삼성 임원 출신 후보를 찾는다고 한다”며 “양향자는 삼성 임원이 아닌 어디 다른 데 임웠이었냐”고 따져 물었다.
양 최고위원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반도체메모리설계실 등에서 근무한 ‘삼성그룹 최초 여성 임원’ 출신이다. 국민의힘에서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 같은 자신의 전문성과 경력을 무시한 채 경쟁력을 명분으로 후보를 추가 공모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 최고위원은 “공관위는 좀 더 인지도 높은 인사를 찾겠다며, 무작정 결정과 발표를 미뤘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양향자 최고위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는 모습. / 뉴시스
이 과정에서 경기지사 후보 추가 공모 의사를 밝힌 조광한 최고위원을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조 최고위원이 7일 라디오에 출연해 ‘경기지사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유권자가 동의할 경우 보수 진영 단일 후보 자리를 개혁신당에게 양보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양 최고위원은 “이것이 이기는 공천이고 전략이냐”며 “이런 패배주의 비상식 때문에 정청래 따위에게 ‘니들은 아예 후보도 내지 마라’ 이런 소리 듣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를 묵묵히 듣던 조 최고위원은 자신의 발언 순서에 별다른 반응 없이 준비해 온 원고만 읽고 발언을 마쳤다.
◇ 김재원 “이철우 후보 사법 리스크… 당에서 조치해라”
경북지사 경선에 참여 중인 김재원 최고위원도 자신의 선거와 관련한 발언을 이어갔다. 경선 경쟁 상대인 이철우 경북지사의 업무상 배임 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당 차원의 검증을 요구한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철우 후보가 우리당 후보가 돼서 본선에 진출한다면 민주당이 그냥 넘어갈 리 없다”며 “공식적인 문제 제기만 하고 인내를 거듭했지만, 당의 명운이 걸린 사안이어서 어쩔 수 없이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두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난 뒤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유감을 표했다. 또 과거 당헌·당규 개정특위 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단체장 공천 신청 즉시 최고위 사퇴’ 규정을 논의했지만 도입하지 못한 점을 언급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끝으로 장동혁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당의 노력들이 후보 개개인의 생각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공천 과정에서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더라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당을 위해 절제와 희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분열로 내비칠 수 있는 공개 발언은 자제하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읽힌다.
이후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지만 김 최고위원은 곧바로 퇴장했다. 비공개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회의 이후에 100만 책임당원 행사가 예정돼 있어 관련 내용이 별도로 얘기되진 않았다”고 전했다.
경북지사 경선에 참여 중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경선 경쟁 상대인 이철우 경북지사의 업무상 배임 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당 차원의 검증을 요구했다. 사진은 지난 2일 대구 매일신문사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국민의힘 경상북도지사 경선비전 토론회'에서 이철우(좌) 후보와 김재원(우) 후보가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 뉴시스
우재준 최고위원은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꼬집었다. 우 최고위원은 “김 최고위원의 최고위원 사퇴와 관련해 이철우 지사가 별도로 말하지 않않고, 본인(김 최고의원)도 특별히 이야기하지 않으니 그냥 넘어가자는 분위기로 있었다”며 “그러나 오늘 같은 이야기가 나오면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중앙당 공관위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최고위원 및 당직을 맡고 있는 경선 후보자의 공개석상 선거 발언 자제를 요청했다. 공관위는 “불필요한 오해나 공정성 시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 공식회의 등 공개석상에서 본인 선거에 대한 발언을 자제해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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