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연합뉴스 제공
오는 10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연 2.50%로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란 전쟁 여파로 물가와 환율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금리 인하로 유동성을 확대하거나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더 벌릴 이유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연합뉴스가 경제 전문가 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임기 만료(20일) 전 마지막으로 주재하는 이번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된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이어진 6차례 동결에 이어 7연속 동결이 되는 셈이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현재 상황을 “인상과 인하를 모두 고려할 수 없는 갇힌 상태”라고 표현했고,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중동 사태로 유가와 환율은 뛰고 성장률은 하향 조정되는 상황이라 금리를 어느 방향으로도 움직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를 막는 요인으로 물가·환율 불안, 집값 우려, 반도체 경기 회복, 추경 집행 효과 등을 꼽았다. 환율은 이미 1,500원을 넘어섰고, 미국이 금리를 먼저 인하하지 않는 한 금리 역전 폭은 줄어들지 않는다. 여기에 이란 전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만큼 금리 인하 명분은 약하다는 것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연간 10억 배럴가량 원유를 수입하지만 올해는 반도체 가격 상승이 유가 상승 충격을 상쇄하고도 남는 상황”이라며 “국내 유동성 환경은 여전히 양호해 금리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추경 규모가 상당한데 금리까지 내리면 물가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며 “한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은 이미 끝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역시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충격이 일시적일 수 있고, 추경 등 정부의 재정정책과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산업은 회복세가 미약해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이 공급 충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한은은 금리 인상 대신 매파적 동결 기조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제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소장은 “정부가 추경으로 경기 충격에 대응하는데 한은이 금리를 올려 시중 자금을 흡수하면 재정 지출 효과가 반감된다”며 인상 가능성을 배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물가가 상당 폭 오를 경우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인상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장민 연구위원은 “5~6월 물가가 크게 오르면 새 총재가 긴축 신호를 시장에 보낼 수 있다”며 “연말 기준금리가 3.00%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영무 소장도 “전쟁이 장기화하면 물가 우려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연중 동결을,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하반기 금리 인상 전환을 예상하는 등 전망은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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