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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실질적 독서진흥 정책 필요

인공지능(AI)이 방대한 정보를 편집하며 지식을 생산하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하루가 다르게 일상의 편의성과 산업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고성능 AI의 자가발전 속도는 인간의 시간으로는...

[문화산책] 실질적 독서진흥 정책 필요

오선경 성공독서코칭센터 대표

오선경 성공독서코칭센터 대표

인공지능(AI)이 방대한 정보를 편집하며 지식을 생산하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하루가 다르게 일상의 편의성과 산업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고성능 AI의 자가발전 속도는 인간의 시간으로는 도저히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 지식 생산형 AI에 더해 피지컬 AI까지 일반화되면 인간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이렇게 그냥 손 놓고 AI와 기계에 사회적·문화적 주도권을 빼앗기고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기회도 몽땅 넘길 것인가. SF소설이나 영화에서 다루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현실로 만들지 않기 위해 인간은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

인간은 타고난 창의력과 지식화 능력으로 인류 문명을 구축했고 고도화된 AI도 만들어냈다. 다만 타고난 능력이라도 갈고닦지 않으면 기본 수준 이하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예리한 칼날도 노상에 방치하면 서서히 녹이 슨다. 정성스레 갈아 칼날을 유지하듯 인간의 주체적 사유 능력 또한 예리하게 벼리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AI가 제시하는 답은 언제나 그럴듯하지만 그것이 옳은지 판단하는 힘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최근 세계를 고통에 몰아넣고 있는 중동전쟁에서 학교에 떨어진 폭탄으로 200명에 가까운 어린이가 희생됐다. AI가 오래된 정보에 근거해 폭탄 투하 지점을 설정했고 인간의 철저한 검증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벌어진 참사였다. 만약 AI가 주는 정보를 전문 인력이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정확하게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쳤더라면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보편적 AI 시대에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핵심 역량은 바로 자기 주도적 문해력, 바로 독서 능력이다. ‘제대로 읽어내고 비판적으로 사유하고 정확한 결정을 내리는 능력’은 개인의 생존을 좌우하는 기반 역량일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간 존엄을 지켜내는 마지막 보루일지 모른다. 이런 중요한 능력을 키워내는 교육 방향성을 제시하고 사회문화적·산업적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 장기적 차원의 미래 성장동력을 튼튼하게 다지는 길이다. 그런데 지방선거를 앞둔 요즘 국가 발전의 뿌리인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이 내건 정책에는 실질적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 획기적인 독서문화생태계 활성화 정책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대부분 지난 수십년간 되풀이해 온 ‘독서는 중요하다, 책 많이 읽자’ 정도의 선언적 차원에 머물 뿐이다.

AI 시대, 독서는 인간의 생존전략이고 사회의 기본 인프라다. 독서교육전문가가 투입된 체계적 독서코칭을 통해 평가 목적이 아닌 성공적 독서 경험을 구축하도록 돕는 정책이나 책 구입비 개별 지원에 더해 직접 동네책방에 들러 책을 골라 사보는 정기 프로그램 시행, 월 1회 독서 방학과 독서휴가제를 의무 실시해 지역 내 도서관 등에서 방해받지 않는 독서 활동 지원,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접목해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공사업 마련 등 일상적이고 실질적 정책 제안이 필요하다. 독서 진흥을 지역 발전의 핵심 정책으로 인식해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을 제안하고 실행하는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 후보가 당선될 때라야 비로소 미래형 인재를 키워 내는, 읽는 사회로의 전환이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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