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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 열고 에어컨 튼 매장 57%··· 명동은 10곳 중 7곳

서울 주요 상권과 수도권 프리미엄아울렛 매장 절반 이상이 문을 연 채 냉방 영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기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개문냉방이 상업시설 전반의 고질적인 에너지 낭비 관행으로 굳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열고 에어컨 튼 매장 57%··· 명동은 10곳 중 7곳

벽면이 개방된 명동ABC마트 /사진제공=녹색연합

[환경일보] 서울 주요 상권과 수도권 프리미엄아울렛 매장 절반 이상이 문을 연 채 냉방 영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기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개문냉방이 상업시설 전반의 고질적인 에너지 낭비 관행으로 굳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녹색연합은 여름철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7월1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주요 상권과 수도권 대형 프리미엄아울렛을 대상으로 시민들과 함께 개문냉방 실태를 모니터링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서울 주요 상권 506개 매장과 수도권 복도형 프리미엄아울렛 664개 매장 등 총 1170개 매장 가운데 669개(57.2%)가 문을 연 채 냉방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주요 상권에서는 506개 매장 가운데 269개(53.2%)가 개문냉방 영업 중이었다. 지역별로는 명동이 210개 매장 중 143개(68.1%)로 가장 높았고, 홍대입구 251개 중 116개(46.2%), 강남 45개 중 10개(22.2%) 순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대형 아울렛에서도 조사 대상 664개 매장 가운데 400개(60.2%)가 개문냉방 영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브랜드별로는 신세계사이먼 아울렛 여주·시흥점이 조사 대상 385개 매장 가운데 70.6%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현대 아울렛 송도·김포점은 19개 매장 가운데 68.4%, 롯데 아울렛 이천·파주점은 260개 매장 가운데 44.2%가 개문냉방 영업 중이었다.

다만 아울렛 조사는 매장 출입문이 외부와 직접 연결된 곳만을 대상으로 했다. 건물이 매장 입구와 외부를 차단하는 구조인지에 따라 아울렛별 조사 대상 매장 수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업종별로 신발 매장 가장 높아

업종별 개문냉방 비율은 신발이 79.8%로 가장 높았고 식료품 70.3%, 의류·패션 64.6% 순으로 집계됐다. 전체 조사 대상 1170개 매장 가운데 의류·패션 업종이 663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개문냉방 매장 669개 가운데서도 의류·패션 업종이 428개로 가장 많았다.

단순히 출입문을 열어두는 수준을 넘어 냉기 유출이 더욱 큰 사례도 확인됐다. 서울 주요 상권에서는 출입구뿐 아니라 벽면 전체를 폴딩도어 형태로 설치한 뒤 전면 개방한 채 영업하는 매장이 다수 포착됐다.

신발 전문 유통매장 ABC마트와 식품 매장 HBAF 아몬드 스토어 등이 대표 사례로 지목됐다.

녹색연합이 주요 상권 이외 지역까지 포함해 ABC마트 매장을 추가 조사한 결과 총 12개 매장 모두 개문냉방 영업 중이었으며, 이 가운데 6개 매장은 출입구와 벽면 전체를 개방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주요 프리미엄아울렛은 건물 구조와 설계 방식에 따라 개문냉방 비율에 차이를 보였다.

현대 아울렛은 대부분의 건물에 외부와 매장 공간을 차단하는 폴딩도어가 설치돼 있었고, 롯데 아울렛도 일부 층에 비슷한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반면 신세계사이먼 아울렛은 외부와 매장을 차단해 개문냉방을 방지할 수 있는 폴딩도어 등의 구조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세계사이먼 여주·시흥점은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높은 70.6%의 개문냉방 비율을 기록했다.

녹색연합은 이번 조사 결과가 개문냉방이 일부 매장의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상업시설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에너지 낭비 관행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다수 매장을 보유한 대형 유통기업과 전문 유통매장의 관리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

과거 한국에너지공단 연구 결과에 따르면 냉방 중 문을 개방한 채 영업할 경우 냉방에 필요한 전력량이 문을 닫고 냉방할 때보다 약 1.7배 증가한다. 폭염 시기 전력수요가 급증할 때 개문냉방이 전력 피크 부담을 키우는 대표적인 에너지 낭비 사례로 꼽히는 배경이다.

현행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은 에너지 수급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정부가 개문냉방을 금지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녹색연합은 정부 정책이 개문냉방 금지보다는 자율적인 계도와 업체 참여를 촉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와 미국 뉴욕시 등이 상시적으로 개문냉방을 금지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사례를 들어 국내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관리 책임 강화도 요구했다. 개문냉방 여부를 개별 점주의 선택에 맡기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동일 브랜드 매장이 여러 지역에서 같은 영업 방식을 보이는 경우 본사 차원의 영업방침과 관리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형 아울렛 운영사 역시 입점 브랜드를 대상으로 문을 닫고 영업하도록 현장 관리를 강화하는 등 에너지 낭비를 줄이기 위한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현 녹색연합 기후에너지팀 활동가는 “기후위기로 폭염이 극심해지고 전력 피크가 발생하는 시기에 개문냉방을 막고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개문냉방 금지 정책 마련 ▷최소한 하계 전력 피크 시기 3~4주 동안 엄격한 개문냉방 금지 조치 시행 ▷대형 유통기업과 전문 유통매장 본사의 개문냉방 중단 방침 마련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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