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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 닫힌 청년 취업 시장, 그리고 그들만의 '억대 성과급 잔치'

실업자 수가 5년 만에 다시 100만 명대를 돌파하며 청년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에서도, 삼성전자·현대차·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 노조는 미래 투자와 주주 이익을 외면한 채 역대급 보상을 요구하는 '성과급...

문 닫힌 청년 취업 시장, 그리고 그들만의 '억대 성과급 잔치'

실업자 100만 시대...고용 경직성에 막힌 청년, 보상 경쟁에 매몰된 노조

채용공고 현황판을 살펴보는 청년 구직자들(왼쪽), 전국노동자대회 모습(오른쪽). [연합뉴스]

대한민국 고용 시장이 신규 구직자들에게는 '절벽'인 반면, 이미 진입한 대기업 정규직들에게는 '축제'인 극단적 이중구조로 치닫고 있다. 실업자 수가 5년 만에 다시 100만 명대를 돌파하며 청년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에서도, 삼성전자·현대차·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 노조는 미래 투자와 주주 이익을 외면한 채 역대급 보상을 요구하는 ‘성과급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19일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평균 실업자 수는 102만 9,000명을 기록하며 2021년 이후 다시 100만 명 선을 넘었다. 특히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3.5%로 추락하며 202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30대 고용률이 80.7%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러한 불균형의 원인으로는 고용 경직성이 꼽힌다. 정규직 채용 시 정년까지 해고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 탓에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고, 경력직 수시 채용이나 비정규직 위주로 인력을 운용하는 결과로 풀이된다. 경영상의 필요에도 인력 조정이 어려운 현실이 사회 초년생들의 노동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철옹성’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취업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미 시장을 선점한 대기업 노조의 보상 요구는 갈수록 과감해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노조도 각각 영업이익의 15%와 10%를 재원으로 하는 성과급안을 내놨다.

특히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안이 수용될 경우 성과급 규모는 약 40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회사의 전체 연구개발(R&D) 투자비(37.7조 원)를 웃도는 규모다. SK하이닉스 역시 노사 합의를 통해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며 보상 규모를 역대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과도한 분배 요구가 업황 변동성에 대응할 재무적 여력을 약화시키고 중장기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대기업 노조의 요구와 집단행동이 산업 생태계 전체를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의 비대해진 인건비 부담은 협력사의 납품 단가 인상을 어렵게 만들어 중소 협력사의 처우 개선을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

실제로 삼성전자 노조가 내달 예고한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 차질에 따른 수십조 원의 손실은 물론 1,700여 개 협력사 직원들의 실직 위기와 평택 등 지역 경제 불황으로 이어지는 ‘2차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업의 이익이 원청 대기업의 일부 정규직에게만 집중 배분되면서, 생태계를 구성하는 협력사들은 우수 인재 확보는 커녕 생존마저 위협받는 극단적 이중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주주들의 반발도 거세다. 삼성전자 주주들은 지난해 지급된 결산 배당금(3.75조 원)의 12배에 달하는 금액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노조의 행태에 대해 주주 이익 훼손과 자본 배분 원칙 위배를 지적하고 있다. 청년 실업과 고용 불균형이 임계점에 달한 상황에서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보상 요구와 파업 행보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신자현 기자 jahyeon65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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