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처 업무보고에서 국민참여단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23일 주재하는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앞두고 정책 제안이 1600건을 돌파했다. 대다수 국민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주택금융’ 분야에서만 750건에 가까운 제안이 쏟아졌다. ‘무주택자·실수요자’에 대한 규제 완화와 ‘1가구 1주택’의 세금 부담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빗발쳤다. 정부는 토론회를 통해 수렴한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달 말 발표될 세법개정안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부동산토론회.kr’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접수된 정책 제안은 1600건을 넘어섰다. 정부는 부동산 대토론회에 참석하기 어려운 국민도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이달 12일부터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정책은 △주택 공급 △주택금융 △부동산 세제 등 3개 분야로 나눠 제안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주택금융 분야 게시글이 742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택 공급 488건, 부동산 세제 373건 순이었다.
국민들이 제안한 정책에는 ‘실수요자’ ‘규제 완화’ ‘1주택’ 등이 핵심 키워드로 등장했다. 가장 많은 제안이 접수된 주택금융 분야에서는 ‘무주택자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의견이 잇따랐다. 특히 최근 은행권이 생애최초주택구입대출을 강화하면서 청년층 등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규제를 우선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적지 않았다.
주택 공급 분야에서는 민간 주도의 재건축·재개발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 기준을 조정하거나 행정절차를 단축해 신속한 공급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다.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를 주택 수 산정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줄을 이었다. 정책을 제안한 한 국민은 “임대인 다수가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포함되는 것을 우려해 임차인의 전입신고를 막고 있다”며 “차라리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고 임대소득에 적절히 과세하는 것이 낫다”고 적었다. 또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경우 ‘1만 가구 공급’이라는 목표에 매몰돼 착공이 지연돼서는 안 되며 당초 계획인 6000가구 수준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동산 세제 분야에서는 ‘1가구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높이지 말아달라’는 의견이 많았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보유세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구체적인 기준과 규모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도소득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실거주자에 대한 규제 완화를 제안한 한 국민은 “이직, 발령, 생활권 변경으로 이사하려는 1주택 실거주자들도 수천만 원의 양도세에 가로막혀 매도를 포기하고 기존 주택에 주저앉는다”며 “1주택자에게까지 양도세를 과도하게 부과하면 시장에 매물이 완전히 말라버리는 ‘매물 잠김’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달 말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막판까지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14일부터 사흘간 공급·금융·세제를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열어 국민 의견을 수렴했으며 23일에는 이 대통령 주재로 종합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 대통령이 직접 부동산 대토론회를 주재하는 것도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힌 부동산 정책을 충분한 숙의 없이 추진할 경우 정책의 신뢰성과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집값 안정을 위해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초고가 주택 기준과 적정 보유세 수준을 어떻게 설정할지를 놓고 막판 조율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14일 국무회의에서 “초고가 주택에 대한 차별적 세금 부담에 찬성하면 1번, 반대하면 2번을 입력해달라”며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즉석 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초고가 주택 기준이 얼마가 적정한지에 대한 조사도 실시했다.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이 “30억 원이라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 한 50억 원 정도 할 줄 알았다”고 말해 초고가 주택 기준이 시가 30억 원을 넘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이달 16일 발표한 7월 둘째 주(1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30%, 전세가격은 0.28%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는 모두 7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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