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47조·영업이익 37% 급증·오프라인 33개점…숫자가 증명하는 '15조의 근거'
사진=무신사
무신사가 기업공개(IPO)를 향한 가장 강력한 무기를 꺼내들었다. 바로 숫자다. 매출 1조4679억 원, 영업이익 1405억 원.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손에 쥔 무신사가 시장이 반신반의했던 '기업가치 15조 원'이라는 목표에 실질적인 근거를 채워나가고 있다. 패션업계 전반이 불황의 터널을 헤매는 사이 홀로 고성장을 기록한 이 회사의 IPO 밸류에이션 논의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고 있다.
"매출보다 이익이 더 빠르게 는다"…15조의 핵심 논리
무신사는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18.1%, 36.7% 증가했다고 31일 밝혔다. 외형 성장률의 두 배에 달하는 이익 성장 속도가 핵심이다. 수년간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어 구축한 온라인 플랫폼 인프라가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이제는 추가 고정비 부담 없이 매출이 늘수록 이익이 더 빠르게 쌓이는 구조가 완성됐다는 의미다. 플랫폼 기업 특유의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화된 것으로, 영업이익률은 9.6%에 근접하며 두 자릿수를 눈앞에 뒀다.
이는 IPO 밸류에이션 논의에서 결정적 근거가 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한섬·코오롱FnC·신세계 인터내셔날·LF 등 국내 5대 패션 기업 가운데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그런데도 일각에서 무신사를 이들 전통 패션 기업과 같은 잣대로 밸류에이션하는 시각이 존재했다. 이번 실적은 그 시각이 틀렸음을 숫자로 반박하는 자료다.
사진=무신사
'무신사 스탠다드 하나만으로 수조 원'…브랜드가 키운 밸류
오프라인 확장 전략도 15조 근거를 두텁게 한다. 2022년 말 홍대·강남 2곳뿐이던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은 지난해 말 33호점을 돌파했고, 올해 말 50호점 오픈을 향해 달리고 있다. 지난 한 해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찾은 방문객만 2700만 명을 넘겼다. 무신사 스탠다드 PB 매출은 4500억 원 이상으로 전년 대비 33% 이상 급증했다.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품질로 불황형 소비 심리를 정조준한 결과다.
업계에서는 "무신사 스탠다드 단일 브랜드만으로도 이미 수조 원대 밸류가 인정된다"는 시각이 나온다. 여기에 상하이까지 오프라인 점포를 내며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어, 조 단위 브랜드 성장 가능성도 열려 있다. 플랫폼에 브랜드, 유통 가치까지 더하면 15조 원 목표의 산술적 근거가 충분히 나온다는 설명이다.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또 다른 축은 균형 잡힌 매출 구조다. 지난해 무신사의 매출을 형태별로 나누면 무신사·29CM·엠프티 등 중개 플랫폼 기반 수수료 매출(38.76%), PB를 포함한 제품 매출(30.78%), 해외 유망 브랜드 독점 유통 중심의 상품 매출(27.3%)이 고르게 삼등분을 이뤘다. 제품 매출이 30%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으로, 플랫폼 수수료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제조와 유통까지 아우르는 복합 비즈니스로 확실히 진화했다는 신호다.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무신사의 매출을 웃도는 곳은 쿠팡·네이버·컬리 정도에 불과하다. 단순한 패션 앱이 아니라 플랫폼·브랜드·유통이 동시에 성장하는 복합 기업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가 IPO 과정에서 기업가치 15조 원을 정당화하는 핵심 프레임이 될 전망이다.
3년 만에 매출을 2배로 키우고, 이익 성장이 외형 성장을 앞지르는 구조를 만든 무신사. 이제 시장의 시선은 '15조가 가능한가'에서 '15조가 충분한가'로 이동하고 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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