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6일,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630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 역시 비슷한 시기 장중 1200선을 넘어서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피 5000과 코스닥 1000이 일시적 고점을 넘어 ‘뉴 노멀’로 자리 잡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대한금융신문은 민관 전문가들의 혜안 속에서 자본시장의 역할과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2026년 03월 30일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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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가 혁신기업의 자금줄로 나서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의존에서 벗어나 모험자본 공급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는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를 활용해 자본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IMA 인가 후 공격적으로 상품을 판매하며 조달 자금 대부분을 기업금융(IB) 자산으로 운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진출 시딩 투자(Seeding Investment)와 공급망 금융 지원으로 모험자본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신설한 IMA본부를 중심으로 AI·로보틱스 등 핵심 혁신 분야를 공략한다. IB와 자기자본투자(PI) 역량을 결합해 창업 초기부터 성숙기까지 성장 단계에 맞는 금융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차별화 전략이다. 자금 공급에 그치지 않고 직접 지분 투자와 경영 컨설팅을 병행하며 미래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NH농협금융지주로부터 6500억원 유상증자를 받아 자기자본 요건(8조원)을 충족하고 최근 IMA 사업자 지정을 획득했다. 지난 2018년부터 쌓아온 발행어음 운용 경험과 IB 실적으로 모험자본 투자 경쟁력을 제고할 예정이다. 모험자본 의무 투자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농협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한 생산적 금융 확대에 역량을 집중한다.
KB증권은 조직 구조 자체를 생산적 금융에 맞게 재편했다. PE·성장투자본부 안에 '생산적금융추진팀'을 신설하고, 발행어음 운용을 담당하는 종합금융본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격상해 실행력을 높였다. 전사 컨트롤타워를 통해 조달 자금이 혁신기업에 적시 투입될 수 있도록 관리 체계도 고도화했다.
삼성증권은 발행어음 인가 전이지만 한국평가데이터(KODATA)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1300만개 이상의 기업 정보를 분석해 투자 대상을 발굴하고 있다. 신기술사업금융 라이선스를 활용해 반도체 혁신기업 등에 이미 5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기업공개(IPO) 이후 재무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장기 파트너십을 지향한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 인가 시 조달 자금 대부분을 기업금융과 모험자본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행 규제상 부동산 투자가 30%까지 허용되지만 비중을 최소화하고, 기업금융 및 모험자본 자산 중심으로 운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조달금리 3% 내외, 운용금리 4.5% 내외로 약 1.5%포인트의 운용 마진을 목표로 한다. 그동안 쌓아온 투자 역량을 통해 중소・벤처 투자도 확대한다. 지난 2018년 신기술사업금융팀 신설 이후 매년 1000억원 안팎의 벤처·스타트업 투자를 이어왔으며, 누적 조합 결성금액은 8000억원대에 달한다. 서린컴퍼니·퓨리오사AI·미코파워 등이 주요 투자 성과다.
신한투자증권은 '신한Premier 발행어음' 운용에서 부동산 투자 비중을 0으로 설정했다. 조달 자금의 35%는 중소·벤처 모험자본에만 투입한다. 보수적 운용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성장성이 확실한 기업에 자금을 집중하는 전략이다.
키움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자 지정 후 발행어음 출시 3개월 만에 수신 잔고 1조원을 돌파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6000억원 규모의 모험자본 공급에 나선다. 비상장 주식 투자를 위한 세컨더리 펀드(Secondary Fund) 출자 등 개인 투자자 접근이 어려운 영역까지 모험자본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하나증권은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정부 의무 비율을 웃도는 25% 이상을 모험자본 공급 목표로 설정했다. 관련 기능을 CEO 직속으로 배치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였다. 업계 최초로 결성하는 2000억원 규모의 민간 벤처모펀드는 국가 전략 기술과 지역 특화 산업을 함께 아우른다. 지난해 말 기준 모험자본 잔고는 약 8000억원이며, 올해 5000억원을 신규 투자해 총 1조30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발행어음 조달 목표액은 2조원이다.
대신증권은 IBK벤처투자와 손잡고 '넥스트 밸류업 펀드'를 결성했다. 정책금융의 안정성과 증권사의 딜 소싱 능력을 결합해 초기 발굴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구조다. 반도체·바이오 등 전략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 육성에 집중한다. 다만 대신증권은 발행어음 미사업자로 모험자본 공급 의무는 없다.
대한금융신문 김세연 기자 seyeon723@kbanker.co.kr
대한금융신문 이원동 기자 21cu@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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