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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명품 오픈런 대신 소금빵 오픈런…백화점이 달라진다

2024년 롯데백화점 마산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간 소비 패턴과 이로 인한 매출 부진이 결정적인 이유였었습니다. 지역 백화점 폐점은 단일 점포만의 위기로 끝나지 않고 주변 상권 침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명품 오픈런 대신 소금빵 오픈런…백화점이 달라진다

문턱 낮추는 백화점 (1) 유튜버와 협업

창원 ‘박뚜기 소금빵’·김해 ‘여수언니 봄날엔’ 팝업

온라인 쇼핑 성장세 속 오프라인 손님 모시기 전략

2024년 롯데백화점 마산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간 소비 패턴과 이로 인한 매출 부진이 결정적인 이유였었습니다. 지역 백화점 폐점은 단일 점포만의 위기로 끝나지 않고 주변 상권 침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 일상화와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에도 지역 백화점들은 기존 고가 명품 중심 판매에서 벗어나 ‘새로운 손님 모시기’에 나섰습니다. 백화점 1층에는 수십만 팬덤을 가진 유튜버 팝업스토어(임시매장)가 열리고, 온라인 커뮤니티 기반 패션 플랫폼이 백화점에 들어섰습니다.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젊은 층을 끌어모으는 지역 백화점 전략을 짚어봤습니다.

오프라인 유통가 위기는 최근 한 대형마트 폐점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대형마트가 가격 경쟁력과 대량 구매를 앞세워 실속형 소비자에게 집중하는 동안 백화점은 구매력 높은 소비자를 겨냥한 ‘고급화’ 전략으로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유통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옮겨가자 백화점 셈법도 달라졌다. 대중성을 지닌 매장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대형마트가 손 놓은 오프라인 소비자를 빠르게 끌어안고 있다.

한 소비자가 ‘박뚜기 소금빵’ 팝업스토어에서 청양마요 소세지 소금빵을 집어 들고 있다. /권민주 기자

명품관 아닌 식품관으로 모인 2030

평일 오전 10시께 찾은 롯데백화점 창원점. 개점 전인데도 문 앞을 서성이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10시 30분이 되자 문이 열리면서 2030 소비자들이 백화점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백화점에서는 외국 명품 브랜드 행사 때나 간혹 보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명품 브랜드가 모인 층이 아닌 지하 1층 식품관으로 향했다. 사람들은 직원들에게 “박뚜기 팝업 어디서 하냐”고 물으면서도 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백화점 앞에서 대기하던 사람들 대부분 11일부터 열린 유튜버 ‘박뚜기 소금빵 팝업 스토어’를 찾고 있었다.

박뚜기(본명 박현지·25)는 친근한 이미지에 음식을 복스럽게 먹는 모습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박뚜기 소금빵’은 박 씨가 직접 메뉴 개발에 참여한 브랜드로 현재 전국 주요 백화점을 돌며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경남에서는 이번이 첫 팝업이다.

젊은 층을 겨냥한 ‘유튜버 팝업스토어’ 인기는 현장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박뚜기 소금빵 매장에서 만난 한 20대 소비자는 “평소 백화점에 거의 오지 않지만 빵을 사려고 일부러 개장 시간에 맞춰 왔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명품이나 기존 브랜드로는 불러모으기 힘들었던 젊은 세대를 팝업스토어로 끌어들여 ‘신규 소비자’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온라인과 유튜브 속 탄탄한 팬덤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들여 2030세대 백화점 방문을 유도하고자 했다”며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팬과 유튜버가 소통하는 체험형 공간을 제공해 백화점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은 단순한 유동인구 증가를 넘어 실제 연관 구매로도 이어지고 있다. 팝업 현장에서 만난 한 10대 소비자는 “평소에도 팝업 소식이 들리면 백화점에 종종 온다”며 “백화점 온 김에 옷 구경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 ‘박뚜기 소금빵’ 팝업스토어에 각종 소금빵들이 진열돼 있다. /권민주 기자

11일부터 롯데백화점 창원점에서 열린 ‘박뚜기 소금빵’ 팝업스토어(임시 매장)에 사람들이 줄을 섰다. /권민주 기자

오프라인 매장 위기 돌파구 찾는 백화점

지역 백화점들이 2030세대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오프라인 유통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1일 발표한 ‘2026년 7월 온라인쇼핑동향’을 보면 7월 전국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5조 95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했다. 상품군별로 보면 스포츠·레저용품과 의복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온라인 거래액이 늘어나며 오프라인 유통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발길을 돌린 소비자들을 오프라인으로 다시 불러모으고자 백화점 업계가 선택한 카드 가운데 하나가 ‘유튜버 팝업스토어’이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유명 유튜버 팝업스토어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김해점은 23일까지 1층에서 인기 유튜버 ‘여수언니’가 운영하는 간식 브랜드 ‘봄날엔’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여수언니(정혜영·41)는 구독자 60만 명을 거느린 유튜버다. 음식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조합을 소개하며 젊은 여성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마산점과 김해점에서만 벌써 7번 째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현장을 찾는 주요 소비자층은 2030세대 여성과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이다. 약과, 초코떡, 황치즈떡 등 젊은 층 취향을 겨냥한 디저트를 구매하려는 사람들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봄날엔’ 팝업 판매 담당자는 “대부분 여수언니 누리소통망(SNS)에서 팝업 소식을 듣고 온다”며 “김해점에서만 세 번째 열리는 팝업인데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간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2시께 찾은 신세계백화점 김해점 ‘여수언니 봄날엔’ 팝업스토어 현장.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권민주 기자

신세계백화점 김해점 ‘여수언니 봄날엔’ 팝업스토어에 각종 떡들이 진열돼 있다. /권민주 기자

희소성이 만든 집객 효과

브랜드 입장에서도 지역 백화점 팝업스토어는 유튜버와 브랜드를 모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역은 수도권보다 팝업스토어 희소성이 높아 소비자 집객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박뚜기 소금빵 관계자는 “흔히 수도권 구매력이 더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며 “보통 빵 팝업스토어 흥행 기준을 하루 판매량 3000개로 보는데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서 팝업을 열었을 때는 하루 평균 4000개 이상 팔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역 백화점이 유튜버 팝업 유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백화점 영업 전략이 ‘고객 1인당 매출’에서 ‘유동 인구 확보’로 전환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김상덕 경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강세를 보였던 당시 백화점은 높은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만 받아도 유지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사람을 모으는 것 자체가 중요한 문제”라며 “이색 팝업을 활용한 집객과 식품관 강화는 오프라인 위기를 극복하려는 전국 백화점 공통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유동 인구 확보 전략은 유튜버와 협업으로 그치지 않는다. 백화점이 젊은 층을 끌어들이고자 내민 또 다른 전략은 매장 구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권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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