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현지시간) 헝가리 두나세크처의 도나우강 바닥이 가뭄드러난 모습. 신화연합뉴스
유럽에서 수십 년에서 수만 년 동안 물속에 숨겨져 있던 유물들이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고대 매머드의 뼈부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침몰한 나치 독일 군함까지 발견됐다.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강 수위가 급격히 낮아진 탓이다.
CNN은 지난달 29일 불가리아 북부 도나우강에서 매머드의 것으로 추정되는 뼈가 발견됐다고 2일 보도했다. 강물이 줄어들어 바닥이 드러난 곳에서 아래턱뼈 1개와 엄니 2개, 갈비뼈로 보이는 뼈 1개가 나왔다.
인근 루세 지역역사박물관 측은 발견된 뼈가 실제 고대 매머드의 유해인지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같은 도나우강 유역인 크로아티아에서는 1937년 석탄을 운반하다 침몰한 헝가리 화물선 ‘풀턴’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세르비아 구간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침몰한 나치 독일 군함의 잔해가 노출됐다.
유럽 전역을 덮친 고온 건조한 날씨가 강물을 빠르게 말려가면서 생긴 현상이다. 한때 거센 물살이 흐르던 강에서는 넓은 모래톱과 강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인간 활동으로 심화한 기후변화가 폭염과 가뭄의 강도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도나우강의 수위는 일부 지역에서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도나우강은 독일에서 흑해까지 유럽 10개국을 지난다.
헝가리 수자원 당국이 지난 29일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측정한 도나우강 수위는 약 23㎝였다. AP통신은 종전 최저 기록이었던 2013년의 33㎝보다 10㎝ 낮다고 전했다. 당분간 이 지역에 충분한 비가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예보됐다.
수위 하락은 전력 생산과 물류, 관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헝가리는 도나우강 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이 원전은 헝가리 전체 전력의 절반가량을 생산한다. 가동 중단 기간이 수주간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화물선들은 강바닥에 걸리는 일을 피하기 위해 평소보다 적은 짐을 싣고 있다. 운송할 수 있는 화물량이 줄면서 운송 기간과 비용은 모두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8일 불가리아의 도나우강에서는 유람선 한 척이 수위 저하로 드러난 모래톱에 좌초했다.
라인강과 폴란드 산강 등 다른 유럽 하천에서도 강물이 줄어 넓은 모래톱이 나타났다. 유럽의 가뭄이 장기화할 경우 해운과 관광, 용수 공급, 전력 생산 전반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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