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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맑은고을 칼럼]정당 ARS 경선, 공해를 넘어 대안으로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둔 대한민국의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그 열기만큼이나 시민들의 일상은 뜨겁다 못해 데일 지경이다. 정당마다 후보를 가려내기 위한 경선이 본격화되면서, 우리네 휴대전화는 온종일 쉴 틈 없이 울려댄다.

[맑은고을 칼럼]정당 ARS 경선, 공해를 넘어 대안으로

안치섭 (사)서원향토문화연구회 회장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둔 대한민국의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그 열기만큼이나 시민들의 일상은 뜨겁다 못해 데일 지경이다. 정당마다 후보를 가려내기 위한 경선이 본격화되면서, 우리네 휴대전화는 온종일 쉴 틈 없이 울려댄다. 후보자들의 지지 호소 문자, 카카오톡 알림, 그리고 정체 모를 번호로 걸려오는 ARS 전화까지.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가 정작 시민들에게는 일상의 평온을 앗아가는 ‘디지털 공해’가 되어버린 서글픈 현실이다.

현재 대다수 정당이 채택하고 있는 ARS 전화 경선 방식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후보자들은 단 한 통의 전화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수만 통의 메시지를 뿌린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SNS는 마비 상태에 이르고, 정작 중요한 일상의 소통은 경선 홍보물에 묻혀버린다.

더 큰 문제는 이 방식이 ‘민의’를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모르는 번호를 기피하는 현대인의 특성상, 조직적으로 동원된 인원이나 특정 후보의 강성 지지층만이 응답에 참여할 확률이 높다. 결국, 대중의 일상을 괴롭히면서도 정작 바닥 민심은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비효율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농협, 신협, 새마을금고의 이사장 선거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들 기관은 철저히 자격을 갖춘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선거인단을 구성해 투표를 진행한다. 정당 역시 마찬가지여야 한다.

진정한 정당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면, 이름만 걸어놓은 ‘무늬만 당원’이 아니라 실제 당비를 납부하며 책임감을 가진 ‘진성 당원(회비 납부 회원)’ 중심의 직접 투표 체제로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 현장 투표 및 지정 앱 활용: ARS 방식 대신, 지정된 일시에 투표소를 방문하거나 보안이 강화된 정당 전용 앱을 통해 본인 인증 후 투표하는 방식을 정착시켜야 한다.

또한 당내 경선 관리 비용은 당비를 내는 당원들을 관리하는 정당이 전액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 시민들에게 불편이라는 기회비용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경선 방식의 변화는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를 넘어선다. 당원들이 스스로 후보를 검증하고 결정하는 구조가 확립될 때, 후보자들 또한 시민들에게 구걸하듯 전화를 부탁하는 비굴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정당 내부의 정책 대결과 당원들의 질서 있는 투표가 보장될 때, 후보자는 비로소 ‘정정당당함’이라는 훈장을 달고 본선에 나설 수 있다.

이제 정당들은 답해야 한다. 언제까지 시민들의 일상을 볼모로 삼는 구태의연한 방식을 고수할 것인가. 2026년 지방선거는 ‘누가 더 많은 문자를 보냈는가’가 아니라, ‘어느 정당이 더 품격 있는 경선 시스템을 갖췄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

민주주의는 시민의 불편을 먹고 자라는 나무가 아니다. 시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면서도 정당의 정체성을 선명히 드러내는 새로운 경선 문화의 도입, 지금이 바로 그 골든타임이다.

충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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