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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만화경] 포켓북 포퓰리즘

대통령 선거나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치권에서 자주 언급되는 말이다. 유가가 오르면 집권 여당이 지지율 하락으로 선거에서 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미국 정치권의 통설이다.

[만화경] 포켓북 포퓰리즘

“기름값이 미국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한다.”

대통령 선거나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치권에서 자주 언급되는 말이다. 유가가 오르면 집권 여당이 지지율 하락으로 선거에서 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미국 정치권의 통설이다. 국제 유가는 산유국의 지정학 이슈 등 대외 영향이 더 크지만 미국 유권자들은 기름값이 오르면 그 화살을 대통령에게 돌리기 때문이다. 선거철이면 ‘주유소 전광판의 저주’라는 말이 오르내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역사학자 메그 제이컵스는 유권자가 물가·세금·일자리 등 자신의 경제적 이해에 따라 투표하고 정치적 의사를 결정하는 현상을 ‘포켓북 정치학(Pocketbook Politics)’이라고 명명했다. 포켓북은 주머니에 쏙 들어갈 크기의 소형 책자인데 돈이나 카드·소지품을 넣는 작은 손지갑을 의미하는 단어로도 자주 사용된다. 유권자의 주머니 사정 등 경제적 이해를 겨냥한 선거 구호나 공약으로 지지를 이끌어 내는 전략을 가리키는 ‘포켓북 포퓰리즘’이라는 말도 여기서 파생했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유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심성 현금 지급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성인 1명당 5000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조 바이든 정부 시절 건강보험료가 과다 청구됐다”며 100만 명에게 1인당 500달러를 돌려주겠다고도 했다. 미국 공화당 지지 성향의 지역구는 대도시 주변이나 농촌 지역이 많은데 민주당 성향 지역구에 비해 평균 차량 주행거리가 길어 고유가에 따른 민심 이반이 강하다. 이란 전쟁으로 전통적 지지층에서까지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현금 살포라는 극단적 포켓북 포퓰리즘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19세기 남미의 경제 부국이었던 아르헨티나를 망가뜨린 것은 ‘페로니즘’으로 알려진 돈 뿌리기 포퓰리즘 정책이었다. 이러다 현금 살포 포퓰리즘의 망령이 북미 대륙까지 지배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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