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증권업계 최초로 분기 순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자본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단순한 실적 서프라이즈가 아니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수십 년간 밀어붙여 온 글로벌 투자 플랫폼 전략과 자산관리 중심 구조 전환이 본격적으로 성과로 연결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미래에셋증권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8% 급증한 1조19억원으로 증권업계 최초 분기 순이익 1조원을 넘었다고 이날 밝혔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사진=미래에셋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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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3750억원으로 297% 늘었고, 세전이익도 1조3576억원으로 292% 증가했다. 증권업 역사에서 분기 기준 ‘1조 클럽’이 처음 등장한 셈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통상 증권업에서 보기 어려운 수준인 29%까지 상승했다. 자기자본 14조1000억원이라는 대형 증권사 구조 안에서 이 정도 효율성을 기록했다는 점이 시장에서는 핵심 변화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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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록적 실적의 중심에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투자 철학이 있다. 그는 오래전부터 국내 증권사를 '브로커리지 중심 회사'로 두지 않고, 글로벌 자본을 운용하는 투자 플랫폼으로 바꿔야 한다는 방향성을 고수해왔다.
업계 반발이 컸던 KDB대우증권 인수도 같은 맥락이고, 글로벌X 인수 등 상장지수펀드(ETF) 사업 확대, 비상장 혁신기업 투자 확대도 모두 이 전략의 연장선이다.
특히 시장에서 논란과 관심을 동시에 불러온 스페이스X, xAI 등 글로벌 비상장 테크기업 투자는 미래에셋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당시에는 "증권사가 왜 벤처투자를 하느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현재는 해당 투자들이 평가이익으로 반영되며 그룹 실적을 끌어올리는 핵심 축이 됐다.
올 1분기 미래에셋증권 자기자본투자(PI)는 약 8040억원 규모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스페이스X 등 글로벌 혁신기업 가치 상승이 반영된 결과로, 단순 채권·주식 중심 수익이 아니라 비상장 성장자산에서 발생한 수익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앞서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스페이스X와 xAI, X(옛 트위터) 등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관련 자산에 투입한 금액이 6100억원이고 2025년 결산 기준 평가금액은 1조9000억원, 평가이익이 1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2분기말 예상되는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시에는 큰 폭의 추가 평가이익이 기대된다. 상장 이후 스페이스X 기업가치는 1조7500억 달러(약 2599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등 그룹의 스페이스X 투자 당시 기업가치는 약 1250억 달러(약 186조원) 수준에 그쳤었다. 상장 후 기업가치가 14배로 불어가는 것이다.
xAI는 이미 스페이스X와 합병됐다. 미래에셋이 X에 투자한 금액도 모두 스페이스X에 투입됐다고 가정하면 6100억원은 무려 8조54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와 별도로 홍콩 상장기업의 코너스톤 투자 기회를 확보해 3월 이란 전쟁으로 인한 급격한 주가 하락에도 1분기에만 1560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고 미래에셋증권은 전했다.
박 회장이 반복적으로 강조해온 메시지는 "소수의 선택이 항상 비주류로 남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는 시장 흐름을 추종하는 방식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초기 국면에 자본을 배치하는 전략을 지속해왔다. 이번 실적은 그 전략이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실제 손익 구조로 전환됐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자산관리(WM) 부문 역시 '머니무브' 흐름이 가속화되며 1분기 말 국내외 총 고객자산(AUM)은 660조원으로 3개월 만에 약 58조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금자산은 6조5000억원 늘어난 64조3000원을 기록했다. 특히 고객이 직접 사업자를 선택하는 확정기여형(DC)·개인형퇴직연금(IRP) 합산 적립금은 1분기 말 기준 36조8000억원으로, 적립금 규모 기준 전 금융업권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기준 AUM은 776조 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174조원 급증했으며, 연금자산은 74 원을 돌파하며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 사업도 빠르게 확장됐다. 해외법인은 글로벌 비즈니스 개시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분기 세전이익은 2432억원으로, 세후 기준 연 환산 ROE 약 14%를 기록했다. 특히 홍콩법인의 1분기 세전이익은 813억원으로 최고 실적을 기록했고, 뉴욕법인은 830억 원을 달성했다.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WM 고객자산은 1분기말 기준 78조 원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두고 과거 브로커리지 중심 구조에서 자산관리·글로벌 투자·대체투자까지 포함하는 종합 자본 플랫폼으로 증권사를 새롭게 정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회장이 설계해온 '증권사를 넘어 투자 플랫폼으로의 전환'이 실제 숫자로 확인된 첫 분기라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창업 이래 자본을 전략적으로 재투자하며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온 결과, 투자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기록했다"며 "앞으로도 우량자산 발굴과 혁신적 투자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WM과 글로벌 투자 플랫폼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고객들에게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글로벌 투자전문회사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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