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트 한종철 대표. 사진=송이수 기자
[메디파나뉴스 = 송이수 기자] 녹내장 수술에서 수술 후 안압을 얼마나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조절할 수 있는지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섬유주절제술은 강한 안압 하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봉합 강도와 술기 변수에 따라 저안압 등 관리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의료기기 스타트업 마이크로트는 안구 밸브 임플란트 '에이스트림(A-stream)'을 통해 방수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의 녹내장 수술 접근법을 제시했다. 안압 조절용 심지인 '립코드(Ripcord)' 구조를 적용해 수술 초기 방수 흐름을 조절하고, 이후 필요 시 제거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8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종철 마이크로트 대표는 "기존 녹내장 수술은 의사의 숙련도와 손 감각에 의존해왔다"며 "에이스트림은 이러한 수술 결과 편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손 감각 의존 수술 한계"…립코드 기반 단계적 안압 조절
에이스트림(A-stream) 제품 구조 및 주요 특징. 제공=마이크로트
한 대표는 기존 표준 녹내장 수술인 섬유주절제술이 의사의 숙련도와 손 감각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밝혔다. 섬유주절제술은 안구 내 방수 배출 통로를 새로 만들어 안압을 낮추는 방식인데, 봉합 강도를 직접 조절해야 하는 구조여서 방수가 과도하게 빠지면 저안압이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충분히 배출되지 않으면 안압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물방울이 찔끔찔끔 나가는 정도를 의사의 손 감각으로 맞추는 구조 자체가 러닝커브를 크게 만든다"며 "반면 에이스트림은 디바이스 자체가 압력을 조절해주는 개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에이스트림은 길이 6mm, 내경 100㎛의 초소형 실리콘 튜브 구조에 안압조절용 심지인 립코드를 적용했다. 수술 초기에는 립코드가 방수 흐름을 조절해 저안압 위험을 낮추고, 이후 여과포가 안정화되면 단계적으로 제거해 추가 안압 하강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한 대표는 녹내장 수술의 핵심은 방수를 충분히 배출하면서도 과도한 배출은 막는 데 있다고 말했다. 기존 미세 튜브 제품들은 안정성은 높지만 의사가 원하는 수준의 방수 배출을 구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는데, 에이스트림은 비교적 큰 내경과 스텐트 구조를 결합해 수술 초기 저안압 위험을 낮추면서도 필요 시 더 많은 방수 배출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왼쪽)에이스트림과 (오른쪽)섬유주절제술의 안압 변화 비교 데이터. 제공=마이크로트
마이크로트는 이번 간담회에서 에이스트림과 기존 섬유주절제술을 비교한 12개월 추적 데이터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양측은 통계적으로 유사한 수준의 성공률과 평균 안압 결과를 보였다. 다만 수술 후 경과 과정에서 에이스트림이 안압 스파이크나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저안압 발생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어, 안압 변동 폭 측면에서 보다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에이스트림 수술 후 6개월간 평균 안압 변화 추이. 제공=마이크로트
다기관 후향적 연구에서도 에이스트림 수술 6개월 후 평균 안압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해당 연구에서 에이스트림 이식 6개월 후 평균 안압은 수술 전 26.9±8.3mmHg에서 11.9±3.5mmHg로 감소했다. 완전 성공률은 77.6%, 안정적 성공률은 93.9%로 나타났으며, 임상적으로 유의한 저안압은 관찰되지 않았다.
한 대표는 "녹내장 수술은 수술 자체보다 이후 안압 변동 관리가 더 중요하다"며 "에이스트림은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안압을 유지해준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상안압녹내장서 환자별 목표 안압 중요성 부각
한종철 대표는 국내 녹내장 환자 상당수가 정상안압녹내장 환자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병원 진료 시간에 측정되는 안압은 정상 범위로 나타나더라도, 새벽 시간대 안압 상승으로 병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 "진료 시간에 안압이 정상이라고 해서 반드시 정상인 것은 아니다"라며 "24시간 안압 측정 등을 통해 조절되지 않는 원인 중 일부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상안압녹내장에서는 시신경 자체 취약성이나 혈류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한 대표는 상대적으로 마른 체형이거나 저혈압이 있는 환자군에서 안압이 조절되는데도 녹내장이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녹내장 치료도 단순히 안압을 낮추는 것에서 나아가 환자별 목표 안압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한 대표의 설명이다. 환자별 시신경 상태와 질환 진행 속도가 다른 만큼, 정상 범위로 보이는 안압도 환자에 따라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한 대표는 정상안압녹내장 환자의 경우 안압 수치가 정상 범위로 측정되는 경우가 많아, 수술 필요성을 판단하는 과정도 쉽지 않다고 했다. 환자 입장에서도 시력 저하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수술 자체를 부담스럽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한 대표는 기존보다 예측 가능한 안압 조절과 안전성이 확보된다면, 그동안 수술 접근이 쉽지 않았던 환자군에서도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수술 적용 범위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한 대표는 "수술을 통해 약물 사용을 줄이고 예후를 좋게 만들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너무 쉽게 이야기하면 시장에서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어 학회에서도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