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신세계그룹이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이하 AI)을 낙점하고, 한국 유통 산업의 인공지능 전환(이하 AX)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AI를 기업 및 소비자 간 거래(B2C) 판매 채널에 접목하는 등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국내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등 차세대 먹거리 사업에 전사적인 역량을 투사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유통 기업이 AI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 정도의 대규모 투자와 행보를 보인 것은 신세계그룹이 최초라고 할 수 있다"라며 "특히 데이터센터 건립에 기반한 자체 AI 역량 확보 노력은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행보"라고 전했다.
실제 신세계그룹은 미국 AI 기업 '리플렉션 AI(Reflection AI)'와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MOU'를 체결하고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는 미국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AI 수출 프로그램의 첫 번째 대표 사례다.
신세계와 리플렉션 AI는 함께 국내에 전력 용량 25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국내에 건립됐거나 건립 예정인 AI 데이터센터 규모를 상회하는 최대 규모다. 사업은 전력 용량을 순차적으로 늘려가는 단계적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건설에 필수적인 GPU를 엔비디아로부터 직접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반도체 공급난으로 다수의 AI 기업이 GPU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와 같은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한 AI 업계 종사자는 "미국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GPU 공급이 타 사례보다 더 원활하게 제공될 가능성도 있겠지만, 전후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GPU를 일시에 공급받기로 약속받는 사례는 최근 흔하지 않다"라며 "AI 데이터센터를 마련하고 싶어도 GPU를 확보하지 못해 실제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국내외 기업들이 상당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MOU와 GPU 공급은 신세계그룹이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향후 투자 의지가 확고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신세계와 리플렉션 AI는 대형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와 함께 사용자 맞춤형 AI 솔루션까지 제공할 수 있는 '풀스택(Full-Stack) AI 팩토리'를 건설할 계획이다.
풀스택 AI 팩토리(Full-Stack AI Factory)는 단순히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AI 인프라(하드웨어), 데이터 플랫폼, 소프트웨어 모델, 그리고 실제 서비스 애플리케이션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된 AI 생산 환경을 의미한다.
궁극적으로 신세계는 이와 같은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통해 상품 구매, 물류, 판매에 이르는 유통 전 과정에 걸쳐 AI를 통한 '미래 유통업'의 첫 발을 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다 세밀하고 신속한 배송 체계, '이마트 2.0' 시대를 구현하고 한국 유통 산업 혁신의 선봉에 서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통해 이를 사용하는 기관과 기업의 목적에 따라 AI 클라우드 대여부터 맞춤형 AI 모델 제공까지 다양한 서비스 판매가 가능해진다"라며 "특히 오픈 웨이트 기반 구조를 적용해 사용자가 목적에 맞게 AI를 설계하고 데이터를 직접 통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AI 활용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신세계그룹은 '실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AX를 가속하기 위해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OpenAI)와도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달 6일 국내 유통사 최초로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시작으로 그룹 전반에 걸쳐 AI 커머스를 단계적으로 확산시키겠다는 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신세계그룹은 협업을 통해 ▲초개인화된 AI 기반 고객 경험 실현 ▲AI 커머스 시장 선도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마트, SSG닷컴, 스타벅스 등 다양한 고객 접점을 확보하고 있는 자사의 강점을 살려 유통 산업의 AX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같은 목표를 실현할 첫 번째 단계는 2027년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는 차세대 AI 커머스다. 이 AI는 현재 다수의 유통 업체들이 구현하고 있는 단순 상품 추천 기반 AI 이상의 성능을 지니고 있다. 회사 측은 이마트의 모든 상품에 대해 검색부터 결제, 배송까지 쇼핑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챗GPT 기반 '완결형 AI 커머스'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아침 식사'와 같은 추상적 계획을 AI를 통해 구체적인 구매 행동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연내에는 이마트 애플리케이션(앱)에 탑재할 수 있는 'AI 쇼핑 에이전트'를 개발해 고객 경험 개선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AI 쇼핑 에이전트는 매장 방문 시 자동 주차 등록 등 편의 기능을 지원할 뿐 아니라, 고객의 구매 패턴과 선호도를 학습해 최적의 쇼핑 목록을 제안하고 구매까지 지원하는 'AI 퍼스널 쇼퍼'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신세계그룹이 AI 혁신과 AX를 위한 구체적인 비전 제시와 실질적 행보를 통해 산업 내 AI 선도주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유통학계 전문가는 "신세계그룹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유통 산업의 구조 자체를 재편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며 "그동안 유통업이 물류와 판매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산업으로 전환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데이터센터 구축과 같은 인프라 투자까지 병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유통사와는 결이 다른 접근"이라며 "이는 단순히 외부 솔루션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자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마트, SSG닷컴, 스타벅스 등 다양한 채널에서 축적된 고객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신세계만의 강점"이라며 "이러한 데이터 자산이 AI 고도화 과정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향후 유통 경쟁은 가격과 상품을 넘어 '고객 경험 설계'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AI 기반 초개인화 서비스가 실제 구매 전환율과 고객 충성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수익성 확보와 조직 전반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기술과 현장 운영 간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중장기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업계 전문가는 "신세계그룹이 데이터센터와 AI 커머스를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취해온 '풀스택' 접근 방식과 유사하다"며 "이는 단순 서비스 고도화를 넘어 산업 생태계 내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GPU 확보와 같은 인프라 경쟁력은 AI 시대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이를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은 향후 기술 개발 속도와 서비스 품질 측면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챗GPT 기반의 완결형 커머스 모델은 기존 검색·추천 중심 서비스를 넘어, 소비자의 의사결정 전 과정을 AI가 대체하거나 보조하는 형태로 진화하는 흐름"이라며 "이는 유통과 플랫폼 산업의 경계를 더욱 모호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다만 AI 커머스의 경우 데이터 품질,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 신뢰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며 "특히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기술 도입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결국 향후 경쟁은 기술 자체보다도 이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소비 경험에 녹여내고, 반복 구매로 이어지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신세계의 이번 시도는 국내 유통업계의 AI 경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AI를 미래 사업의 한 축으로 삼아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있으며, AI사업과 기존 유통 사업의 시너지를 강화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AI 역량 강화를 통해 AI 커머스를 선도함으로써 고객을 위한 새로운 경험과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상품 소싱부터 가격, 물류, 재고, 고객관리까지 총 6개 영역에 AI를 적용해 유통 밸류체인 전반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협업을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적시에 공급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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