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고 세계 곳곳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불거지는 등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경제계·정치권을 막론하고 전략 재편이 한창이다. 서울와이어는 오는 15일 ‘불확실성 시대, 한국 경제 혁신전략’을 주제로 ‘제7회 서울와이어 혁신포럼(SWIF 2026)’을 열고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남는 기업의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또한 서울와이어도 이같은 거대한 변화의 파고 속에서 이달 중순 제호 변경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에 맞춰 사명과 브랜드명 등의 변경이 실질적인 혁신 성과로 이어진 주요 사례를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기아 EV6 GT. 사진=기아차
[서울와이어=이민섭 기자] 기아가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30년만에 사명을 바꾼 것은 자동차를 포기해서가 아니다. 자동차를 중심에 두되 데이터·서비스·공간까지 포괄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하는 방향성을 전기차(EV)와 목적 기반 차량(PBV) 전략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전기차, 일상의 전동화로 넓히는 현재
기아는 2021년 1월 공개한 유튜브 영상에서 기아자동차(Kia Motors)가 사명에서 '자동차(Motors)'를 빼기로 결정했다면서 사명 변경이 기업의 전면적인 변화를 상징한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내연기관차 중심 제조업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고객의 필요를 충족하는 혁신적인 모빌리티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사업을 확장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금 이 순간부터, 고객과 다양한 사회공동체에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기아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클린 모빌리티'라는 비전에 따라 2027년까지 전용 전기차 7종을 신규 출시하는 계획도 모빌리티 혁신에 포함됐다. 전동화 차량 충전소 구축 등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 2020년 3월에는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사업 목적을 추가하기도 했다.
지난 2월 공식 개관한 '기아 시흥 플래그십 스토어'는 전기차 정비 인프라 구축 현황과 미래 모빌리티 청사진을 함께 보여준다. 전기차 정비 작업대, 고전압 배터리 전문 작업장, 폐배터리 보관시설 등을 구축해 방문 고객들에게 안전하고 체계적인 정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주요 전기차 모델의 연식을 변경하고 고성능 전기차 GT의 라인업을 확대하기도 했다. 연식 변경은 해가 바뀔 때 기존 자동차 모델을 부분적으로 개선해 출시하는 것으로 상품성을 보강하거나 가격을 인상·인하하게 된다.
기아는 소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3', 준중형 전동화 세단 'EV4', 준중형 전동화 SUV 'EV5', 고성능 GT 라인업, 롱레인지 4WD(사륜구동) 모델을 선보였다.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고객의 선택지를 넓힌 전략으로 분석된다.
기아의 전기차 공략은 해외에서도 이어진다. 이달 들어 기아는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탑기어가 주관하는 '2026 탑기어 EV 어워즈'에서 최고의 제조사에 선정됐고, 미국에서 열린 '2026 뉴욕 국제 오토쇼'에도 참가했다.
기아 관계자는 "북미 SUV 시장의 판도를 바꿀 '디 올 뉴 셀토스'와 전기차 대중화를 주도할 '더 기아 EV3'를 공개했다"며 "현지 시장 점유율 확대와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6 미국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참석자들. 사진=기아 홈페이지
◆PBV,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으로 미래 혁신
2021년 사명 변경 전후로 확대된 전기차·PBV 사업에는 기아의 브랜드 지향점과 전략이 담겨 있다. 기아는 PBV의 의미를 궁극의 공간성과 소프트웨어(SW) 기술이 집적된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인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Platform Beyond Vehicle)'으로 재정의했다.
기아의 목표는 PBV 플랫폼과 다양한 차체 및 레이아웃을 결합해 차량 호출, 물류, 개인 라이프스타일 활동 등 여러 목적에 대응 가능한 차량을 만드는 것이다. 기존 차량은 상품 라인업이 제한적이었던 반면, 앞으로는 고객의 다양한 용도에 대응하는 '맞춤형 모빌리티'에 더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PV5는 쾌적한 패밀리카부터 캠핑카, 업무용 차량까지 다양한 용도에 맞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유연하게 확장되는 실용성을 갖췄다.
특히 기아는 PV5 개발에 철저한 시장 조사와 함께 실제 고객을 차량 개발과정에 직접 참여시킨 결과 1000여개에 달하는 사용자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검증해 실질적이고 유의미한 혁신을 구현했다.
PBV 모델인 PV5는 지난해 준공된 화성 EVO 플랜트 East에서 생산 중이고, PV7은 내년 준공되는 EVO 플랜트 West에서 생산된다. 기아는 PV5의 파생 모델인 '더 기아 PV5 WAV'를 앞세워 서울시의 교통약자 이용 편의 향상 및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돕는다고 지난달 밝혔다.
기아 관계자는 "PV5 WAV는 휠체어 탑승자뿐 아니라 가족, 간병인, 운전자 등 모든 이용자에게 더 나은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겠다는 기아의 의지가 반영됐다"며 "교통약자의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아는 PV5 WAV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미국 뉴욕에서도 교통약자의 이동을 혁신한다. 뉴욕에서 정부 기관, 장애인 시설 및 단체, 차량 공유 플랫폼 등과 협력해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기아 관계자는 "실증 과정에서 실제 차량 탑승자, 관리자 등이 개진한 의견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WAV 차량을 생산해 휠체어 이용 승객들의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사업의 중심이라고 강조하는 브랜드 스토리. 사진=기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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