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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롯데지주, 다른 대기업과 달리 자사주 소각대신 '우회로' 택했다…국민...

삼성전자, SK, 한화 등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것과는 상반된 행보여서 주목된다. 롯데지주는 지난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 처분 및 보유 기준 신설의 건'을 특별결의로 가결했다. 신기술...

롯데지주, 다른 대기업과 달리 자사주 소각대신 '우회로' 택했다…국민...

정관에 '경영상 목적' 자사주 보유 조항 신설…상법 개정 예외 활용

국민연금·의결권 자문사 반대에도 특수관계인 43% 지분으로 가결

삼성·SK·한화 대규모 소각 행렬 속 롯데만 '다른 길'

롯데지주가 자사주 소각 의무를 피할 수 있는 우회 조항을 주주총회에서 확보했다. 삼성전자, SK, 한화 등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것과는 상반된 행보여서 주목된다. 사진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겸 롯데지주 사내이사. [사진=롯데]

【뉴스퀘스트=이은빈 기자】롯데지주가 자사주 소각 의무를 피할 수 있는 우회 조항을 주주총회에서 확보했다. 삼성전자, SK, 한화 등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것과는 상반된 행보여서 주목된다.

롯데지주는 지난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 처분 및 보유 기준 신설의 건’을 특별결의로 가결했다.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이 있을 때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거나 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정관 제53조의2로 신설한 것이다.

롯데지주는 주주총회소집공고에서 이 조항의 신설 이유를 “상법 및 동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자기주식의 소각 의무가 원칙화됨에 따라, 법령에서 허용하는 예외 사유를 정관에 구체화하여 경영상 필요에 따른 자사주의 전략적 활용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3차 상법개정안과 정면으로 엇갈리는 행보다. 개정안은 자사주를 취득일로부터 1년 내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신기술 도입·재무구조 개선 등 포괄적 경영상 목적을 예외 사유로 활용하려면 해당 목적을 정관에 미리 규정해야 한다.

임직원 보상·우리사주 부여 등 법률이 직접 열거한 1~4호 사유는 정관 개정 없이도 주총 승인만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반면, 롯데지주가 이번에 신설한 제53조의2 제2항 제5호는 정관에 별도로 명문화해야만 쓸 수 있는 조항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항 신설의 핵심 배경으로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꼽는다. 2025년 말 기준 롯데지주의 자사주 보유 수량은 2884만6210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27.5%에 달한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총발행주식수가 줄어들면서 외부 세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일정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적대적 M&A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신동빈 회장의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신동주 회장은 지난해 7월 31일 롯데지주 주식 1만5000주를 장내매수해 신동빈 회장 측 특별관계자로 편입됐다.

롯데지주의 지분 구조를 보면 지난해 8얼 4일 공시 기준으로 신동빈 회장이 13.04%를 직접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은 43.44%이다. 지분 6.4%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이번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롯데지주의 지분 구조상 최대주주 등의 찬성만으로 해당 계획이 주총에서 승인될 수 있고, 기타 일반주주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이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개정상법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주주가치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어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40%를 훌쩍 넘는 특수관계인 지분 앞에서 실질적으로 제동을 걸기는 구조적으로 어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도 “안건의 신설 필요성을 찾을 수 없고 주주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번 안건의 반대·기권 비율은 의결권 행사 주식 기준 12.6%로, 정관 변경 관련 나머지 안건들이 대부분 1% 안팎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 43.44%를 감안하면 반대표의 상당 부분은 일반 주주들에게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지주가 자사주 소각 의무를 피하고 우회 조항을 주주총회에서 만들었다. 이는 국내 삼성전자, SK, LG, 한화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자사주 소각을 하는 것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사진=구글 제미나이 AI 이미지 생성]

◇ 고정욱 롯데지주 대표 “자사주는 자산” 시간 갖고 소각해야

롯데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분할합병 과정에서 취득한 자사주 가운데 5%인 524만5461주를 이달 31일 소각하기로 한 기존 계획은 그대로 이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각 예정금액은 이사회 결의일 전일 종가 3만1100원 기준 약 1631억원이다. 나머지 자사주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오는 6월 30일까지 보유하기로 했다.

롯데지주는 이를 주주환원율 127% 달성의 실적으로 내세웠으나, 자사주 일부를 소각하면서 동시에 소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조항까지 신설했다는 점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구체적인 자사주 활용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안건이 통과되면 지배주주 경영권 방어 및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같은 롯데지주의 행보는 삼성전자 약 15조6000억원, SK 5조1575억원, 한화 5608억원 등 주요 대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흐름과 뚜렷하게 엇갈린다. 자사주 소각 회피 움직임에 대해 자사주 소각 의무는 주주환원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만큼 자사주 처분이 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요 기업들이 자사주 전량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은 것과 비교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배당은 겨우 50원 정도 인상에 그치면서 신동빈 회장 등 사내이사들이 그대로 재선임된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정욱 롯데지주 대표는 2025년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사주는 회사의 자산으로 무조건적인 즉시 소각보다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소각하는 것이 맞다고 발언해 신뢰 훼손 사례가 있었고, 소각 대신 계열사 거래 등에 활용해 ‘꼼수’ 논란이 이어져 왔다”며 “이번 정관 변경 역시 소각 원칙을 두면서도 예외를 넓혀 상법 개정 취지를 우회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롯데지주 관계자는 “잔여 자기주식은 주주가치 제고 및 재무구조 개선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향후 필요할 경우 주주총회 승인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자기주식 활용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롯데지주는 2025년 매출 15조5401억원으로 전년대비 1.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394억원으로 29.7% 줄었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부진 영향으로 신용등급까지 하락하며 재무 부담도 확대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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