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익산 1공장 회로박 설비 증설에 약 490억원을 투자한다, (자료=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고부가 동박적층판(CCL)용 회로박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 높은 기술 진입장벽과 폐쇄적인 공급망 구조로 신규 업체의 진입이 어렵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AI 서버·반도체 기판용 회로박 생산 확대를 공식화한 곳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유일하다. 국내 회로박 공급망 중 선두 업체로 평가받는 솔루스첨단소재는 최근 회로박 사업에서 손을 뗐다. 두산 전자BG에 회로박을 공급하며 AI 반도체용 기판 소재 공급망에서 주요한 역할을 수행해 온 기업이다. 그러나 룩셈부르크 동박 자회사 서킷포일룩셈부르크(CFL) 매각을 추진하며 사업을 재편한다.
당초 중국 동박 업체 더푸커지 매각도 추진했으나, 룩셈부르크 정부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심사 과정에서 무산됐다. 이후 최대주주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펀드에 매각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확보 자금을 캐나다 전지박 공장 등 배터리 소재 투자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동박 업체 중 하나인 SK넥실리스도 회로박 제품은 다루지 않는다. KCFT 시절부터 배터리 동박 중심 사업을 진행한 만큼, 회로박 신규 진입보다 기존 사업 강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회로박 후발 진입 시 설비 구축과 고객 인증에 약 2년 이상이 필요해 향후 수요 지속 여부와 공급망 변화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수페타시스, 두산 전자BG와 협력을 확대하며 AI 기판 진입을 굳혔다. 지난해 9월 이수페타시스와 AI·네트워크 PCB용 동박 공급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 3월에는 두산 전자BG와 고성능 PCB용 동박 개발·공급 협력 MOU를 맺었다.
지난 3월 고객사에 AI 가속기용 초극저조도(HVLP) 동박 공급을 시작했다. HVLP는 동박 표면 거칠기를 낮춰 고속 신호 손실을 줄인 고부가 제품이다. 하반기부터는 HVLP4 공급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지난 2월 고객사 최종 평가를 통과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 베라 루빈(Vera Rubin) AI 플랫폼향으로 추정한다.
AI 반도체용 기판·소재 공급망은 동박-CCL-기판-위탁생산제조업체(OEM)-최종 고객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공급망 구성은 최종 고객의 요구에 의해 결정된다. 국내에서 CCL은 두산 전자BG, 기판은 이수페타시스가 주요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 외 공급망은 대부분 대만이나 일본 업체가 촘촘하게 자리한다.
가장 앞단에 있는 동박 업체는 CCL 업체,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최종 빅테크 고객사까지 단계별 품질 검증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기술 완성도뿐 아니라 양산 안정성과 수율까지 검증받아야 공급망 편입이 가능한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회로박은 단순히 제품 성능만 맞춘다고 공급이 가능한 시장이 아니다"라며 "동박 업체가 공급하면 CCL 업체와 PCB 업체, 최종 고객사의 평가를 연쇄적으로 통과해야 하므로 신규 업체가 진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기존 전지박 라인을 회로박 라인으로 전환하며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지난 4월 익산 공장에 약 490억원 투자 계획을 결정했다. 기존 연간 3700톤(t) 수준이던 회로박 생산 능력이 오는 2027년 최대 1만6000t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현재 6700t 규모로 증설이 완료됐다. 올해 회로박 매출은 전년 대비 2.6배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2024년 8%에 불과했던 회로박 매출 비중은 오는 28년 27%까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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