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로봇 기업 유니버설 로봇의 협동로봇 운영 소프트웨어에서 치명적 취약점이 발견됐다.
해당 취약점은 CVE-2026-8153으로 등록됐으며, 유니버설 로봇 폴리스코프 5(PolyScope 5)의 대시보드 서버 인터페이스에 존재했다. 취약점 심각도는 CVSS 3.1 기준 9.8점으로 ‘치명적’ 등급이다.
문제는 대시보드 서버가 사용자가 입력한 값을 제대로 걸러내지 않고 로봇 운영체제(OS)에 전달하는 데 있었다. 공격자가 대시보드 서버 포트에 접근할 수 있으면 별도 로그인 없이 조작된 명령을 보내 로봇 운영체제에서 명령을 실행할 수 있었다. 이는 원격 코드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로봇 컨트롤러 장악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
유니버설 로봇은 이 취약점을 수정한 폴리스코프 5.25.1 버전을 배포하고 고객에게 즉시 업데이트를 권고했다. 영향을 받는 제품은 폴리스코프 5.25.1 이전 버전이다. 취약점은 클라로티 팀82의 베라 멘스가 발견해 책임 있게 제보했으며, 미국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청(CISA)과 CERT/CC의 VINCE 플랫폼을 통해 조율됐다.
단순한 IT 취약점이 아닌 물리 안전 문제
이번 취약점이 특히 민감한 이유는 대상이 일반 서버가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움직이는 로봇이기 때문이다. 유니버설 로봇의 협동로봇은 제조, 물류, 창고, 자동차, 의료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사람과 가까운 거리에서 작업한다.
대시보드 서버는 로봇을 원격으로 제어하기 위한 기능이다. 유니버설 로봇 문서에 따르면 이 서버는 TCP/IP 소켓을 통해 로봇 GUI에 명령을 보내며, 기본적으로 로봇 IP의 29999번 포트에서 동작한다. 프로그램 불러오기, 실행, 일시정지, 정지, 사용자 접근 수준 변경, 로봇 상태 확인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
다만 유니버설 로봇은 원격 악용이 가능하려면 대시보드 서버가 켜져 있고, 공격자가 해당 네트워크 포트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로봇이 인터넷에 직접 노출되도록 설계된 제품은 아니며, 일반적으로 방화벽이 OT 시스템에 대한 직접 접근을 막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업 현장 내부망이 충분히 분리돼 있지 않다면 위험은 커질 수 있다.
패치와 네트워크 분리가 핵심 대응
현재까지 이 취약점을 실제 공격에 악용한 사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유니버설 로봇과 CISA도 공개 시점 기준 알려진 악용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또 공개된 자료와 주요 보안 커뮤니티 검색 범위에서도 신뢰할 만한 언더그라운드 악용 정황이나 검증된 공격 코드 유통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조치는 폴리스코프 5를 5.25.1 이상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즉시 업데이트가 어렵다면 로봇과 제어 시스템을 방화벽 뒤에 두고, 업무망과 분리해야 한다. 사용하지 않는 경우 대시보드 서버 기능을 비활성화하고, 필요한 경우에도 신뢰할 수 있는 호스트나 서브넷에서만 접근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이번 사례는 OT 환경에서 원격 관리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 공격 표면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협동로봇은 더 이상 독립된 장비가 아니다. 생산관리시스템, PLC, 원격 유지보수 체계, 기업 업무 시스템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로봇 보안은 장비 업데이트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현장 네트워크 분리, 접근 통제, 원격 포트 점검, 패치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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