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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똑 부러진 후보 없었다…경선 파급력 의문"

또 모든 후보의 약속처럼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확충에 지속해 나서는 것은 당연함에도 AI 시대에 통합특별시민이 행복하기 위해선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다소 심층적이고 철학적 대화는 듣기 어려웠다. G20 정상회의...

"똑 부러진 후보 없었다…경선 파급력 의문"

31일 KBS광주방송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시장 경선 토론회. 왼쪽부터 주철현·민형배·신정훈·김영록 후보.

320만 국가의 원수를 뽑을 듯 기대감을 고양했지만 갈수록 ‘뻔하다’는 기시감, 이어 현타(현실 직시의 시간)을 안겼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토론회에 대한 기자의 총평이다.

3~5일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본경선을 앞두고 이뤄진 TV방송 토론회(3회)와 정책배심원 심층토론회(3회)가 기대만큼 파급력을 줄지 의문이다.

초대 특별시장의 타이틀을 걸고 빅매치를 한 만큼 후보 인신공격, 말싸움, 난타전은 그렇다 쳐도 이전과 다른 면모, 토론 신기술을 선보일 것이란 유권자 열망과 흥분은 잠시에 그쳤다.

행정통합을 하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청년이 떠나지 않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을진대, 이번 토론회를 지켜본 청년들이 과연 그런 생각을 했을까.

후보가 하나둘 무대로 사라지면서 경선 구도가 명확해진 것과 반비례로 후보들의 발언 내용은 특별하다랄 것이 없었다.

한마디로 똑 부러지는 후보가 없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통합특별시를 어떤 방향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갈지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어필하는 후보를 찾기 어려웠다.

다만 후보 단일화로 중도에 레이스를 멈춘 강기정 후보만이 ‘결정할 것은 결정하고 가야 한다’며 전남 국립의대 소재지를 순천대로 해야 한다고 밝힌 점은 주목할 만했다.

당시 전남 서부권을 중심으로 격렬한 항의가 일고, 특히 송하철 목포대 총장이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할 만큼 논쟁적이긴 했지만 그 자체로 신선함을 준 것 또한 사실이다.

정책·자질 검증, 대통령 친밀도로 전락

통합특별시 주청사 소재지 결정을 뒤로 미루거나 공론화위원회에 떠넘긴 상황에서 강 후보의 발언은 통합특별시의 미래 상황을 미리 앞당겨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더욱이 강 후보가 광주 복합쇼핑몰을 포함한 이해 충돌 현안을 추진하면서 겪은 시민단체와의 불협화음, 그들의 목소리를 존중하면서도 행정이 가야 할 길은 또 다르다고 예시한 것은 경청할 대목이었다.

후보들의 수백조 원에 달하는 첨단미래산업 유치 공언은 눈이 휘둥그레질만했으나 미래 세대, 청년들이 이에 얼마나 호응하고 지역 정착 의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됐을지 미지수다.

토론 중 농촌 기본소득, 광양 수소환원제철, 광주~나주 광역철도를 둘러싼 검증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토론 시간이 한 분야에 과도하게 할애돼 다른 주제 검증은 이뤄지기 어려웠고, 이는 결과적으로 후보들이 학습한 분야에서만 공세를 펴는 것 아니냐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광주와 전남 발전을 가로막는 내부 걸림돌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앞으로 펼쳐질 해남 솔라시도 주거정책 청사진은 어떻게 제시할 수 있을지, 이런 문제를 묻는 후보는 없었다.

또 모든 후보의 약속처럼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확충에 지속해 나서는 것은 당연함에도 AI 시대에 통합특별시민이 행복하기 위해선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다소 심층적이고 철학적 대화는 듣기 어려웠다.

G20 정상회의 유치, 이 같은 대규모 국제행사를 연계한 국제공항 활성화와 컨벤션시설·관광 전략 고도화 방안 또한 뒷전으로 밀리거나 논의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

물론 토론회에서 후보자 과거 재판, 측근 비리, 가족 ‘서울살이’ 등에 관한 검증은 네거티브로 보여도 한 번쯤은 지적할만한 것이었다.

다만 이를 반복적으로 물고 늘어지는 것은 토론을 보는 유권자의 피로감을 누적시킬 수밖에 없었다.

특별시장 능력 보완 부시장 기용 과제

전남 서부와 동부, 광주권에서 펼쳐진 3차례 정책배심원 심층토론회는 일부 배심원이 질문을 피하거나 소극적 자세를 보여 ‘심층’과 거리가 있어 보였다. 왜 그런 형식의 경선 과정이 필요한지 당 차원에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후보 중에는 배심원 질문에 대한 답을 건성건성 하거나 시간 부족으로 답이 미흡하기 짝이 없었음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배심원들은 교통(공항)과 같은 생활밀착형 문제 이외 문화예술 분야 등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기는 했지만 경선에 아무런 권한이 없어 맥 빠지는 분위기를 피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이번 토론회는 초대 특별시장을 노리는 중량감 있는 후보들이 나섰음에도 지난 대선처럼 내란세력 청산이란 어떤 ‘각’을 형성하는 뚜렷한 이슈가 없었고, 경선이 끝나면 서로가 ‘너무나 잘 아는 관계’로 돌아가는 점 등이 시민, 유권자의 관심도를 떨어뜨렸다.

또 갑작스럽게 추진된 행정통합으로 광주시장, 전남지사 선거 전을 준비하던 후보들이 통합특별시란 도농의 결합 지자체를 다룰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한편 초대 통합특별시장은 지역 통합형 인물이면서 난제를 돌파하는 결단력을 겸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만큼 차관급 부시장 4명을 신중히 기용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뿐만 아니라 특별시장 활동 무대가 광주였다면 전남을 잘 아는 부시장, 또 활동 무대가 전남이었다면 광주를 잘 아는 부시장을 뽑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정진탄 기자 chcha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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