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LG생건 ‘미래 비전’, 삼성물산은 ‘속도전’으로 주주 달래기
한화솔루션 ‘유증 뒤통수’에 거짓말까지, 주주 기만 거센 비판 직면
남정운 한화솔루션 대표이사가 지난 3월 24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서울에서 열린 제52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한화솔루션>
2026년 정기주주총회 이후 주요 기업들이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주총을 하루 행사로 치르던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즉시 주주 관리에 나섰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주주들의 반대 여론을 확인한 뒤 움직이는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주주 반대 부딪힌 대한항공·LG생건, ‘비전’으로 정면 돌파
8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주총에서 70%대 초반의 낮은 찬성률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통과된 대한항공은 신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3일 프랑스 우주기업 엑소트레일(Exotrail)과 ‘우주궤도 수송선(OTV)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우주궤도 수송선은 발사체에서 분리된 위성을 최종 목표 궤도까지 정밀하게 운반하는 ‘우주 택시’ 역할을 한다. 위성 수명을 연장하고 정확한 지점에 배치하는 핵심 기술을 활용해 위성 서비스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것이다.
이는 주총에서 불거진 조원태 회장의 보수 산정 논란을 희석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현재 한진칼(61.7억원), 대한항공(57억원), 진에어(17.1억원), 아시아나항공(9.8억원) 등 4곳에서 총 145억여원의 보수를 받고 있다. 국내 총수 중 최상위 수준인데 보수 규모와 비합리적인 책정 기준에 대한 비판을 신규 사업 성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LG생활건강은 주총에서 감사위원 선임 안건 등에 대해 주주 3명 중 1명의 반대(찬성률 69.7%)를 확인했다. 이정애 사장은 주총 다음 날 '2026 성장 전환의 해'를 선포하며 ‘10대 브랜드 육성 및 해외시장 공략 전략’을 발표했다. 중국 중심에서 벗어나 북미·일본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데이터와 임상으로 효능이 증명된 브랜드를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는 주총 전 자사주 소각, 깜깜이 배당 탈피 등 주주환원책을 공개한데 이어 성장 전략까지 추가로 제시하며 돌아선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국민연금으로부터 “성과 대비 보수가 과하다”는 반대를 받은 한화오션 역시 주총 직후 ‘해양 방산 및 친환경 선박 독점 기술 상용화’ 로드맵을 내놨다. 무인 잠수정(UUV) 선점과 암모니아 추진선 등 ‘초격차 기술’을 활용해 창출한 경영 성과로 보수 산정의 정당성을 입증하겠다는 의미다.
‘부결’ 고배 마신 고려아연, ‘미 제련소’ 카드로 개미투자자 포섭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에서 ‘주식 액면분할’ 안건이 찬성 53.0%로 부결되면서 최윤범 회장의 구상에 제동이 걸렸다. 최 회장은 ‘영풍-MBK 연합’과 치열한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어 우호 지분 확보가 절실하다. 액면분할을 통해 주가를 낮춰 소액주주의 참여를 유도하고 우호 세력을 확장하려 했으나, 정관 변경 요건(찬성 2/3)을 넘지 못해 벽에 부딪혔다.
이에 최 회장은 주총 이후 미국 제련소 건설 및 자원순환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사업은 미국에 구리 제련 및 전자폐기물 재활용 시설을 구축해 친환경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액면분할이 무산된 상황에서 '미국 시장 진출'이란 밸류 업 방안을 제시해 소액주주들의 마음을 잡으려는 ‘플랜B’로 풀이된다.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막아낸 기업들도 사후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영국계 펀드 등 행동주의 세력의 요구를 막아냈지만,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막기 위해 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소각 일정을 조기 확정하고 450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공시했다.
주주 뒤통수 때린 한화솔루션, 거짓말 논란까지
반면 한화솔루션은 최악의 선택으로 주주들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한화솔루션은 주총에서 미래 성장을 위해 주식 발행 한도를 확대하는 안건을 주주 99%의 찬성으로 통과시킨 직후, 단 이틀 만에 2.4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주총에서는 “미래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설득했지만, 실제로는 증자 자금의 62.5%(1.5조원)를 빚 갚는 데 쓰겠다고 밝혀 ‘기만 논란’에 휩싸였다.
주가 역시 유증 발표 직후 18% 폭락했다. “금융감독원과 사전 교감을 마쳤다”는 해명도 당국이 이를 공식 부인하면서 "주주에게 거짓말까지 하는 기업"이란 비판을 받았다. 뒤늦게 ㈜한화와 김동관 부회장 등 대주주가 유증에 참여하며 소방수로 나섰지만, 주가는 종전보다 20% 이상 낮아졌고 소액주주의 집단행동이 가시화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주총 직후 다양한 당근책을 내놓고 있는데 단순한 ‘소나기 피하기용’인지, 아니면 실질적인 거버넌스 개선과 성과 창출로 이어질지는 하반기 실적 데이터와 밸류업 이행 속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기자가 기획·검수하고 AI기자 인코봇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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