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2X(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이 줄줄이 100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투자자들은 오히려 저가화된 곱버스 상품을 대거 사들이며 역방향 베팅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지나치게 낮아진 ETF 가격이 유동성 공급과 매매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9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상장된 코스피200 곱버스 ETF 5개 가운데 4개 상품(KODEX·TIGER·RISE·KIWOOM)의 주당 가격이 100원 아래로 내려왔다. 가장 규모가 큰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이날 84원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해당 상품을 비롯한 올해 곱버스 상품들의 평균 수익률은 약 -86% 수준이다.
가격이 사실상 ‘동전주’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이어지고 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는 최근 한 달 동안 5484억 원이 순유입됐으며 올해 전체 누적 순유입 규모는 1조 7388억 원에 달했다. 반면 코스피를 정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에는 같은 기간 1조 5900억 원이 순유출됐고 올해 전체로는 2조 5045억 원이 빠져나갔다. 코스피가 올 들어 100% 가까이 급등하는 과정에서도 추가 랠리보다는 조정을 염두에 둔 역베팅 수요가 계속 이어지는 셈이다.
ETF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질 경우 유동성공급자(LP)의 시장 조성 부담이 커지고 향후 거래 효율성과 가격 발견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최소 호가 단위인 1원의 영향이 확대되면서 실제 지수의 움직임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지수가 등락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음의 복리’ 효과가 작용하면서 손실이 누적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실제 가격이 0원이 되지는 않지만 장기적인 증시 상승에 따라 사실상 ‘가격 소멸’로 수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증시보다 장기간 우상향 추세를 보인 미국의 경우 ETF의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운용사가 액면병합을 실시해 매매 안정성을 제고한다. 일례로 나스닥100지수를 역으로 3배 추종하는 ‘SQQQ’ ETF는 주가가 10달러 수준으로 하락하면 액면병합을 실시해왔다. 반면 국내 ETF는 주식이 아닌 수익증권으로 분류돼 있어 아직 제도적 근거가 부재한 상태다.
자산운용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금융 당국에 곱버스 상품들의 저가화에 따른 ETF 액면병합 등 제도 보완을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며 “반대로 반도체 레버리지 상품들의 경우 1좌당 수십만 원까지 치솟았기 때문에 투자자 접근성 제고를 위한 액면분할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