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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동십자각] 짝퉁 논란에 멍드는 K뷰티

K뷰티의 인기를 보여주는 씁쓸한 척도가 있다. 바로 ‘짝퉁’이다. 어떤 제품이 잘 팔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를 흉내 낸 상품이 등장한다. 과거에는 용기나 색상을 모방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제품명부터 상세 설명, 광고 이미지까지 그대로 베끼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동십자각] 짝퉁 논란에 멍드는 K뷰티

K뷰티의 인기를 보여주는 씁쓸한 척도가 있다. 바로 ‘짝퉁’이다. 어떤 제품이 잘 팔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를 흉내 낸 상품이 등장한다. 과거에는 용기나 색상을 모방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제품명부터 상세 설명, 광고 이미지까지 그대로 베끼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제품을 만든 기업조차 가품과 정품을 구별하기 어렵다고 토로할 정도다.

그간 뷰티 업계가 짝퉁의 확산을 우려한 가장 큰 이유는 매출 타격이었다. 소비자가 정품 대신 값싼 가품을 구입하면 기업은 그만큼 판매 기회를 잃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싱가포르에서 불거진 에이피알 메디큐브 사태는 기업들이 가품을 경계해야 하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를 보여준다. K뷰티 기업들이 빼앗기는 것은 단순히 매출만이 아니라 수년간 구축한 소비자들의 신뢰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은 현지에서 판매되던 메디큐브의 ‘PDRN 핑크 콜라겐 캡슐 크림’ 일부에서 발암성 물질인 수단레드가 미량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에이피알은 HSA가 검사한 샘플의 판매처로 언급된 곳에 해당 제품을 공급하거나 수출한 사실이 없다며 정품 여부와 판매처, 유통 경로 등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해당 제품이 가품인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사태가 드러낸 위험은 분명하다. 진위 여부와 무관하게 K뷰티의 이름을 달고 유통된 상품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불똥은 본래의 브랜드로 튄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공식 유통 제품과 가품을 가려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고가 터졌을 때 기억에 남는 것은 복잡한 유통 경로가 아니라 제품에 새겨진 브랜드 이름이다.

‘K뷰티’라는 이름 자체가 모방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럽다. 최근에는 한국 브랜드도, 한국산 제품도 아니면서 ‘코리안 뷰티’를 내세워 마케팅에 이용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한국 화장품’ 자체가 경제적 가치를 지닌 자산으로 자리 잡은 만큼 이를 무단으로 활용하는 행위를 경계해야 한다.

K뷰티 기업들은 모조품을 찾아 신고하고 소비자에게 공식 판매처를 안내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보호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수많은 온라인 플랫폼과 판매자를 기업이 일일이 추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 가품 제조·판매 업체를 적발해 폐쇄하더라도 금세 이름만 바꿔 다시 등장하는 만큼 근절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K뷰티의 글로벌 인기가 커지면서 감시해야 할 범위가 넓어지는 것도 이들의 부담을 키운다.

짝퉁의 등장은 그만큼 원조가 유명해졌다는 방증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K뷰티의 인기를 보여주는 해프닝 정도로 넘길 단계는 지났다. 세계 시장에서 어렵게 쌓아 올린 경쟁력 가운데 한 번 훼손되면 가장 되찾기 어려운 것은 매출이 아니라 신뢰다. 전 세계 소비자들이 ‘K뷰티라면 믿고 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관련 기업과 정부가 함께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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