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으로 관계 맺고 서로를 이해하며 소통하다
정광덕 '첫사랑의 맛'
이종근
2026년 07월 02일 13:00
승인
2026년 07월 02일 23:42
정광덕 시인, 두 번째 동시집 『첫사랑의 맛』 출간
동심으로 관계를 맺고 서로를 이해하며 소통하길 바라는 마음 담아
정광덕 시인이 두 번째 동시집 '첫사랑의 맛'(그림 백주현 그림, 펴낸 곳 청개구리)을 발간했다.
첫 동시집 '맑은 날'을 출간한 지 5년 만에 펴낸 작품집으로, 모두 60편의 시를 4부로 나누어 수록했다.
아이들이 열광하는 ‘엽기떡볶이’, ‘쿨피스’ 같은 구체적인 음식 브랜드를 사용하여 시의 공간을 현대 아이들의 실제 생활 반경으로 가져온다.
“고소하다”, “뻥! 찼다”, “난 왜 차인 걸까?” 등 요즘 어린이들이 친구들과 대화할 때 쓰는 말투를 그대로 살려 화자의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도 한다.
때론 준호가 차여서 고소해하다가 자신도 연이어 차이는 구조(“뻥! 뻥!”)를 통해 슬픈 실연의 상황을 무겁지 않고 유쾌한 코미디처럼 연출한다. 또 때론 첫사랑의 아픔과 씁쓸함을 ‘입안이 떫다’거나 ‘떡볶이보다 매운맛’으로 시각적·미각적 감각을 극대화해 표현함은 물론 배드민턴 셔틀콕의 깃털을 보며 과거 ‘거위였을 때’의 모습을 떠올리는 깊은 관조와 상상력이 돋보인다.
'민아에게 고백할 타이밍을 찾고 있다.// 그런 사이 얄미운 준호가 먼저 고백했다. 입안이 떫다.// 민아가 준호를 뻥! 찼다. 고소하다.// 이때다 싶어 용기를 냈는데, 나도 차였다. 뻥! 뻥!// 준호는 그렇다 치고, 난 왜 차인 걸까?// 아, 첫사랑은 엽기떡볶이보다 매운맛!// 우유로도 쿨피스로도 쉽게 달래지지 않는.( '첫사랑의 맛' 전문)'
표제시 '첫사랑의 맛'은 요즘 아이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민아에게 고백할 타이밍을 찾고 있다.” “민아가 준호를 뻥! 찼다. 고소하다.”와 “아, 첫사랑은 엽기떡볶이보다 매운맛!”에서 처럼 화자의 말투와 행동, 감성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린이들의 모습처럼 생생하다. 그러면서도 문학적 요소는 물론 시적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바닥에 내리꽂히는 아픔이 있더라도 네트 위로 날아오르고 싶어 하는 셔틀콕의 모습을 통해, 비록 현실은 소모품일지라도 꿈을 향해 비상하려는 존재의 역동적 의지를 담아낸다.
'“푸드덕!”/ “푸드덕!”// 네트를 넘다가/ 코트에 내리꽂혀도 좋아.// 거위였을 때/ 못다 이룬/ 꿈// 네트 위로/ 날아오를 수만 있다면.('셔틀콕' 전문)'
셔틀콕은 반구형의 코르크에 거위 깃털을 박아 만든다. 거위는 날지 못한다. 날고 싶은 거위의 꿈을 셔틀콕이 대신했으면 하는 바람이 시 속에 담겨 있다. “네트를 넘다가/ 코트에 내리꽂혀도” 좋으니 푸드덕푸드덕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거위의 꿈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 아닐까.
황수대 문학평론가는 “'첫사랑의 맛'은 첫 동시집에서 보여 주었던 톡톡 튀는 발칙한 상상력과 울림의 폭이 큰 공감의 언어는 그대로 계승하는 한편 이전과는 또 다른 시적 성취를 보여준다”고 했다.
백주현 화가가 그림을 그려 독자가 시를 이해하기 쉽게 도울 뿐만 아니라 따뜻함과 평온함을 주는 색채로 시의 세계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시인은 2012년 아동문예문학상 동시 부문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동시집 '맑은 날', 오디오북·전자책 동시집 '빙하였다면 어쩔 뻔했어!', 그림책 '여름 대표 선수', 동화집 '불평등을 수거해 드립니다'(공저) 등을 펴냈다.
2021년 한국동시문학회의 올해의 좋은 동시집에,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지원에 각각 선정됐으며. 제34회 전북아동문학상, 제9회 미래엔 창작 글감 공모전 ‘교과서 창작 글감 분야’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번 작품집은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 2026년 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보조금을 지원받아 펴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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