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거래일 만에 장중 6000선 돌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합뉴스
‘서학개미’의 국내 증시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이 엔비디아·테슬라 등 해외 빅테크 대형주를 매도하고, 에스케이(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대형주와 지수추종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시를 향하던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주춤해진 가운데, 14일 코스피는 한달여 만에 장중 6000선을 넘으며 재차 불을 지피는 분위기다.
이날 한겨레가 국내시장 복귀계좌 개설 수와 입고 금액 규모가 큰 대형 증권사 4곳(미래에셋·엔에이치투자·신한투자·삼성증권)의 집계를 합산한 결과, 최근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입고해 매도한 해외 주식은 엔비디아(약 640억원)였다. 그 뒤로 테슬라(약 180억원)와 알파벳(약 135억원), 팔란티어(약 84억원), 애플(약 57억원)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국내 주식은 삼성전자(약 194억원), 에스케이하이닉스(약 121억원) 순이었다. 지수추종 또는 반도체·에이아이(AI) 관련 상장지수펀드에도 투자액이 많은 편이었다.
이는 서학개미의 해외 빅테크 대형주에 대한 선호가 국내 반도체 대형주로 그대로 옮겨간 결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국내시장 복귀계좌를 활용해 해외 주식에 대한 세제 혜택을 누리며, 코스피 ‘불장’에 따른 국내 주식 투자수익까지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전략적 자금 이동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달 23일부터 본격 출시된 국내시장 복귀계좌의 개설 수와 규모가 점차 느는 가운데, 미국 주식 매매 흐름도 이달 들어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금융투자협회는 전날 기준 13만1108개의 계좌가 개설됐고 잔고 액수는 총 7247억원이라고 밝혔다. 한국예탁결제원 수치를 보면, 이달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매도금은 98억달러로, 매수 금액(85억달러)을 앞질렀다. 미국 주식 매도 규모가 매수를 앞지른 것은 지난해 6월 이후로 처음이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6026.52까지 올랐다. 코스피가 600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달 3일 이후 30거래일 만이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한때 112만80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2조원가량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59.13(2.74%) 상승한 5967.75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국내 증시는 억눌렸던 실적 모멘텀이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