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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돌봄 사각지대’ 지적장애 가족, 장남 시신 옆에 두고 지냈다

어머니와 두 형제인 가족 구성원 3명 모두 지적장애가 있는 가정에서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해온 장남이 숨진 뒤 수일 만에 발견됐다. 장애로 가족의 죽음조차 곧바로 알아채지 못한 이 가족은 공식적으로는 ‘위기 가구’로도 분류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 사각지대’ 지적장애 가족, 장남 시신 옆에 두고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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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경찰서. 뉴스1

어머니와 두 형제인 가족 구성원 3명 모두 지적장애가 있는 가정에서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해온 장남이 숨진 뒤 수일 만에 발견됐다. 장애로 가족의 죽음조차 곧바로 알아채지 못한 이 가족은 공식적으로는 ‘위기 가구’로도 분류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가정 내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이 2명 이상인 가구에 속한 장애인은 전국 4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 가족 모두 지적장애…동생은 사기 피해

14일 서울 중랑경찰서는 지난달 6일 서울 중랑구 한 주택에서 20대 지적장애인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은 ‘형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취지의 남동생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이미 사망한 지 며칠이 지나 시신은 이미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숨진 남성은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살았지만 모두 지적장애가 심해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남성이 발견 2, 3일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 중이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남성의 사망 원인은 급성 심장사였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이 숨졌는지 바로 알아볼 정도가 안 돼서 ‘이상하다’고는 느꼈지만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신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가정은 고정 수입 없이 장애인 연금 등으로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장남은 그나마 장애 정도가 덜하고 의사소통이 가능해 가장 역할을 했다. 지난달 3일 귀가하지 못한 어머니를 인근 지구대 직원이 발견해 집으로 데려다줬을 때도 당시 살아있던 장남이 직접 인계받았다.

여기에 남동생은 중랑구의 한 통신사 대리점 직원으로부터 휴대전화 등 개통 사기를 당해 5월 해당 직원을 준사기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해당 직원은 대리점 근무 중 알게 된 남동생 명의로 2024년 3~11월 세 차례에 걸쳐 휴대전화와 태블릿PC, 스마트워치 등 기기 8대를 개통해 수수료 등 명목으로 9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하지만 이 가정은 지자체 복지 공무원이 방문해 점검하는 ‘위기 가구’로는 분류되지 않은 상태였다. 중랑구 관계자는 “가스·전기 요금이 밀리거나 우편물이 쌓여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위기 가구로 분류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 지적장애 등 ‘2인 이상’ 가구 전국 4만 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정 내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이 2명 이상 있는 가구에는 장애인 4만8342명이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 가정의 ‘고독사’ 비극도 반복되고 있다. 2024년 5월 충북 청주에서는 장애가 있는 60대 어머니와 40대 남매 등 일가족 3명이 부패한 상태로 발견됐으며,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도 나왔다. 이 가족 역시 2009년 가장이 고엽제 후유증으로 숨진 뒤 각종 수당으로 생계를 이었고, 장애가 상대적으로 덜한 장남이 나머지 가족을 돌봐온 것으로 전해졌다.

장애인을 겨냥한 사기도 끊이지 않는다. 2월 춘천지법은 지적장애인 명의로 휴대전화 10대를 무단 개통해 4년간 약 1200만 원의 피해를 준 60대 판매점 업주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보건복지부 장애인 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집계된 ‘경제적 착취’ 384건 중 지적장애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71.1%(273건)였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2025년 피해자가 발달장애인인 준사기 등 사기 범죄는 996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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