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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탄소 중립 (36)] AI 성장과 탄소중립 - 그린데이터센터로 잡는 두 마리 토끼(下)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6.04.29 00:30
ㅣ 수정 : 2026.04.29 00:30
[기사요약]
그린데이터센터 전환 가속화
탄소 관리 생애주기 접근 필수
AI 경쟁, 전력과 탄소에서 결정
다양한 에너지·환경 정책이 도입되고 시행되면서 과거와 달리 관련 분야의 일선 기업들이 민간부문의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투자자들도 기후변화 및 에너지 변혁의 시대를 맞아 관련 분야를 찾고 있지만 생소한 분야이다 보니, 어떤 프로젝트가 정부로부터 인정받고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지 옥석 가리기가 힘든 상황이다. ESG 금융의 물꼬를 제대로 된 수요처로 초기부터 잘 잡아 기업과 투자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본 시리즈를 기획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유종민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그린’데이터센터는 단순히 전기를 덜 쓰는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설계와 운영, 에너지 조달 방식 전반을 바꾸어 환경 영향 자체를 최소화하는 통합적 접근이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①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②사용하는 에너지의 성격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③탄소 배출을 전 생애주기에 걸쳐 관리하는 세 가지 축이 현재 가용한 접근 방식으로 꼽힐 수 있다.
지난 편에서 “첫째,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식”은 언급했었고 이어서 둘째, 셋째 방식을 소개한다.
• 전력 전환과 탄소 관리로 완성되는 그린데이터센터
둘째, 에너지 전환 측면에서 그린데이터센터는 재생에너지 사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
기존 데이터센터가 화석연료 기반 전력에 의존했다면, 그린데이터센터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직접 조달하거나 전력구매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 PPA) 등을 통해 탄소배출이 낮은 전력을 사용하는 구조로 전환한다.
이는 비용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의 RE100 요구, ESG 평가, 탄소 규제 대응과 직결되는 요소이며, 데이터센터의 입지 선정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셋째, 탄소 관리 측면에서는 데이터센터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최소화하고, 필요할 경우 탄소 상쇄까지 포함하는 전략이 고려된다.
이는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센터의 전체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관리하는 접근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향후에는 데이터센터 단위에서의 탄소 회계 및 보고 의무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 탄소 효율은 핵심적인 규제 대응 요소로 자리잡을 것이다.
• 탄소 네거티브와 데이터센터 전략의 진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이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이들의 전략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탄소중립을 넘어 탄소 네거티브를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배출을 줄이는 수준이 아니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제거하거나 상쇄하겠다는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변화는 워크로드 이동이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시간대나 지역으로 연산 작업 자체를 옮김으로써 전체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고정된 시설이 아닌 전력시장과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유동적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발상의 전환이다.
AWS(Amazon Web Services)는 이 방식으로 탄소배출을 최대 99%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춘천 데이터센터 ‘각’이 외기냉방과 AI 기반 통합관제 시스템을 도입해 PUE 1.09를 달성하며 국내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실현한 사례로 꼽힌다. (※PUE: Power Usage Effectiveness, 전체 전력 소비 대비 IT 장비가 실제로 사용하는 전력 비율로, 1.2 이하면 매우 효율적인 데이터센터로 평가)
춘천시 동면 구봉산 자락에 있는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출처=네이버]
AI 모델 자체도 변하고 있다. 모델을 무조건 크게 만드는 방향에서, 동일한 성능을 더 적은 에너지로 구현하는 방향으로 기술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Microsoft의 BitNet처럼 모델 경량화 기술로 에너지 소비를 50~90%까지 줄이는 사례가 등장했고, IBM의 NorthPole처럼 뇌 구조를 모사한 신경망처리장치가 GPU 대비 훨씬 높은 에너지 효율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AI 인프라는 GPU 중심의 단일 구조에서 다양한 연산 장치가 결합된 이기종 시스템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정책 환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EU는 에너지효율지침 개정으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보고를 의무화하고 PUE 기준을 법제화했다.
중국은 14차 5개년 계획에서 신규 대형 데이터센터에 PUE 1.3 이하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규제 완화와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해 데이터센터 유치를 적극 밀어붙이는 전략을 택했다.
방향은 달라도 EU와 두 나라 모두 데이터센터를 핵심 전략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같다.
• AI 경쟁, 전력과 탄소에서 갈린다
우리나라에서도 AI 기본법이 2026년 시행을 앞두고 있고, 정부는 2026년 AI 예산으로 10조원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데이터센터는 에너지 다소비 시설로 지정되어 중점 관리 대상이 됐다. 그러나 정책의 방향과 산업 현실 사이에는 아직 간격이 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리바운드 효과’다. 디지털 전환이 탄소를 줄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실제로는 디지털 서비스의 확산이 데이터 생성과 연산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려 오히려 에너지 소비를 키우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 효율이 높아질수록 수요도 따라 커지는 이 구조를 외면한 채 기술 낙관론만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
따라서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공급 체계를 확립하고 장기 전력구매계약을 활성화해야 한다.
냉각, 폐열 활용, AI 기반 에너지 관리 같은 핵심 기술은 해외 의존에서 벗어나 국산화 전략과 함께 육성해야 한다. PUE 등 지표 기반의 인증 및 평가 체계를 마련하고 국제 표준화 논의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이나 재생에너지 단지와의 연계처럼 개별 기업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에서는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필수다.
더 빠른 연산, 더 큰 모델이 경쟁의 전부였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동일한 성능을 얼마나 적은 에너지와 탄소로 구현할 수 있는지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그 경쟁의 한복판에 있다. 에너지 시스템, 탄소 정책, 디지털 산업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그린데이터센터로의 전환이 얼마나 빠르고 깊이 이루어지느냐가 앞으로 탄소중립과 AI 시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 유종민(Yu, Jongmin) ▶
미국 일리노이대 응용경제학 박사 /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 겸임교수 / 환경부 배출권 할당심의위원회 위원 / 한국수출입은행 외부사업 자문위원 / (전)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전)한국은행 조사역 / (전)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 (전)기획재정부 뉴딜실무지원단 자문위원 / (전)환경부 중앙정책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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