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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데스크칼럼] '격세지감' 하이닉스…"인생은 달다"

현대전자(Hyundai Electronics)는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경쟁하며 성장했고 1996년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그러나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되며 구조조정에 직면했다. 1998년 말 김대중(DJ) 정부의...

[데스크칼럼] '격세지감' 하이닉스…"인생은 달다"

정주영 창업주, 현대전자 설립해 전자ㆍ반도체 사업 주도

IMF 외환위기 '빅딜'…반도체 경기 침체에 대규모 적자

SK, '경영난' 하이닉스 인수…재무구조ㆍ수익성 개선

SK하이닉스,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협력…AI 서버용 메모리 수혜

[중앙이코노미뉴스 문영재] "큰 것뿐만 아니라 작은 것에서도 삼성을 이기면 영원히 1위 기업을 수성할 수 있다.”

1980년대 초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전자와 반도체 사업에 나서면서 밝힌 말이다. 정 회장 주도로 1983년 현대중공업 내 전자사업 조직이 출범했다. 같은 해 현대전자산업이 설립됐다. 현대전자는 그룹의 핵심 신사업으로 육성되며 반도체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반도체는 한국 기업에게 낯선 영역이었다. 하지만 현대는 과감하게 베팅했다.

현대전자(Hyundai Electronics)는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경쟁하며 성장했고 1996년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그러나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되며 구조조정에 직면했다. 1998년 말 김대중(DJ) 정부의 '빅딜(산업구조조정) 정책'에 따라 현대전자는 LG반도체를 인수했다. 이를 계기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주요 기업으로 도약했다.

2001년 반도체 경기 침체는 또 다른 시련이었다. 메모리 가격이 급락했다. 현대전자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최악의 상황에 처한다. 같은해 현대전자는 하이닉스반도체(Hynix Semiconductor)로 사명을 바꾼다.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채권단 관리 아래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이 이뤄졌다.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사실상 합의한 가운데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지수, 삼성전자 주가, SK하이닉스 주가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

하이닉스는 한동안 자금난과 경영난을 겪는다. 그러다 2011년 SK그룹에 인수되며 전환점을 맞았다. 2012년 3월 SK하이닉스로 사명을 바꾼 이후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됐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2013년 연간 매출액 14조원(영업이익률 24%)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실적은 SK그룹 전체 재무구조 개선에도 역할을 했다. 시장에서는 SK의 하이닉스 인수를 '신의 한 수'로 평가하기에 이른다. 반도체 산업의 변동성과 하이닉스 재무 상태를 고려하면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특히 D램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시장조사업체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를 상당 부분 축소하며 글로벌 2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NVIDIA)를 비롯해 TSMC, 브로드컴 등 주요 글로벌 반도체 및 빅테크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의 주요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시장 전망에서 HBM3E(5세대 HBM)가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라며 서버 D램과 HBM이 메모리 시장의 두 축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이 본질적으로 사이클을 타는 산업이기 때문에 승자는 기술력뿐 아니라 위기를 견디는 체력을 가진 기업이 될 것이라고 본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SK하이닉스 생산직 직원이라고 밝힌 A씨 게시글이 올라와 화제다. A씨는 "인생이 달다. 인생은 메타인지(자기객관화)가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올해 연간 약 250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점치고 있는데 임직원들에게 '수억원대 성과급'이 지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한 세대 전 빅딜 이후 우여곡절을 겪으며 ‘세금 먹는 하마’ 눈총에 시달렸던 때를 떠올리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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