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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데스크의눈]고향사랑기부, ‘문제 해결 플랫폼’ 역할까지 해야

내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거나 재정 형편이 어려운 지역에 고향사랑기부금을 내면 더 많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고향사랑기부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데스크의눈]고향사랑기부, ‘문제 해결 플랫폼’ 역할까지 해야

내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거나 재정 형편이 어려운 지역에 고향사랑기부금을 내면 더 많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고향사랑기부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자기 고향 등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지역 특산품 등을 선물로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연말엔 세액공제 혜택도 준다. 열악한 지방 재정을 확충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2023년 도입했다. 지난해 총 모금액이 15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는 기부 지역과 상관없이 동일한 공제율을 적용한다. 연간 최대 20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는데, 공제율이 10만원 이하는 100%, 10만~20만원은 44%, 20만~2000만원은 16.5%다. 내년부터는 전국을 수도권, 비수도권 광역시, 기타 비수도권, 기타 비수도권 우대 지역 등 4개 지역으로 나눈다. 우대 지역은 비수도권 시·군 중에서 인구 감소, 재정난이 심각한 곳이다.

조선시대 전라감영에는 현대의 고향사랑기부제와 정확히 일치하는 제도나 플랫폼은 없었으나, 흉년이나 재난 시 부유층과 지역 유지들이 자발적·강제적으로 곡물을 내어 백성을 돕던 ‘진휼(賑恤)’ 및 ‘사찬(私贊)·헌납’ 시스템이 유사한 역할을 했다. 진휼청과 의창(義倉)을 운영, 흉년이 들면 관아 주도로 곡식을 풀어 백성을 구제했으며, 부족한 재원은 국가 배정분 외에 지역 부호들의 기부나 곡물 각출로 충당했다. 성실 납부자와 기부자에 대한 칭표(褒貶) 및 직함: 자발적으로 재물을 내어 굶주린 백성을 구휼(연명)하게 한 민간인에게는 조정이나 감영에서 상을 주거나 공로를 치하하여 명예(가선대부 등의 명예직이나 표창)를 주며 참여를 독려했다. 향안과 향족의 참여도 있었다. 전주 등 지역의 유력 향반 계층이 재정을 보태 지역민의 안위를 살피는 사회적 책임 시스템이 작동했다.

지난 한 해 ‘고향 사랑 기부제’ 모금액이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 고향 사랑 기부제를 도입한 이후 모금액이 1000억원을 넘긴 건 처음이다. 고향 사랑 기부제는 자기 고향 등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지역 특산품 등을 선물로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해 12월 15일까지 모인 고향 사랑 기부금은 총 1,008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도입 첫 해인 2023년(650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2년새 55% 증가했다. 기부금이 늘어난 건 산불이나 수해 등 재난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대형 산불이 휩쓸고 간 경남 산청·하동, 경북 의성·안동, 울산 울주군 등 8개 지역에 3~4월 두 달간 기부금 184억원이 쏟아졌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지난해 7월 산사태 등 집중호우 피해까지 입은 산청에 특히 많은 기부금이 모였다. 산청군이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진행한 모금에는 전국에서 3736명이 참여했다. 십시일반 4억5700만원이 모였다. 집중호우 피해 복구 모금에도 2280명이 3억4288만원을 보탰다. 산청군 관계자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고향 사랑 기부제의 문을 두드렸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자기 고향을 돕거나 지역 특산품을 받기 위해 기부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즘은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의 문제를 힘모아 해결하는 ‘문제 해결 플랫폼’ 역할까지 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고향사랑기부제 사이트인 ‘고향 사랑 e음’에 다양한 기부 프로젝트를 올리면 기부자들이 기부금을 내는 방식이다. 전남 곡성군에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소아과가 생겼다. 고향사랑기부로 모은 3억원으로 소아과 전문의를 모신 것이다. 그 전까지 곡성군민들은 약 60㎞ 떨어진 광주광역시 소아과까지 가야 했다. 이런 상황이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알려지며 전국에서 기부금이 답지했다. 제주도는 지난 5월 ‘생명의 숲, 제주 곶자왈을 살려주세요’ 기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곶자왈은 제주도에 있는 원시림 지대다. 일부 사유지에 있는 곶자왈이 훼손될 위기에 놓이자 기부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냈다. 현재 전국에서 8939명이 8억8385만원을 보탰다. 충북 청주시는 동물병원이 없는 지역에 수의사를 보내기 위해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했다. 광주광역시 남구는 낙후한 구도심인 사직동을 살리기 위해 ‘시간 우체국’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방문객이 쓴 편지를 최장 100년간 보관했다가 원하는 시점에 배달해 주는 이색 우체국이다.

지자체들이 기부자에게 주는 답례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부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지자체마다 다양한 답례품을 발굴하고 있어서다. 강원 삼척시는 스노클링 명소인 장호항에서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수상 스포츠 체험권’을 준다. 전남 여수시는 평일 지역 호텔에서 묵을 수 있는 숙박권을 준다. 앞으로 10만원 이하 공제율은 100%로 현재와 같다. 10만~20만원 구간은 기타 비수도권, 기타 비수도권 우대 지역의 공제율을 44%에서 55%로 높인다. 20만~2000만원 구간은 기타 비수도권 우대 지역에 한해 27.5%로 상향 조정한다. 예를 들어 서울에 사는 사람이 기타 비수도권 우대 지역에 50만원을 기부하면 현재는 19만3,500원을 세액공제받는데, 내년부터는 23만7,5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어려운 지역에 더 많은 기부금이 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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