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처럼 들리는 이유 분석 … 국제학술지 게재
성인이 ‘애교 말투’를 사용할 때 단순히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어린아이의 목소리와 비슷한 공명 특성을 만들어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덕성여자대학교는 김지은 국어국문학전공 교수가 스위스 취리히대 볼커 델보 교수와 공동으로 한국어 애교 말투의 음향적 특징을 분석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JASA 익스프레스 레터스(JASA Express Letters)’에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서울말을 사용하는 성인 화자들의 일반 말투와 애교 말투를 비교했다. 그 결과 애교 말투에서는 모음의 ‘제1포먼트(F1)’ 값이 일관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먼트는 입과 목을 지나며 만들어지는 소리의 공명 특성을 뜻한다. 이 가운데 F1 값이 높아지는 현상은 상대적으로 짧은 성도에서 나타나는 특징과 관련이 있다. 성도는 성대에서 입까지 소리가 지나가는 통로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성인이 애교 말투를 사용할 때 자신의 목소리를 실제보다 더 작고 어린아이처럼 들리게 만드는 방향으로 음성을 조절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은 교수는 “어린아이와 성인은 성도의 크기와 형태가 달라 음성의 공명 특성에도 차이가 난다”며 “애교 말투를 사용할 때 어린아이의 발화에서 나타나는 것과 비슷한 방향의 음향적 변화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말하기 방식이 한국에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중국어의 ‘사자오(撒娇)’, 일본어의 ‘부릿코(ぶりっ子)’를 비롯해 영어와 독일어에서도 가까운 사람에게 어린아이 같은 목소리를 사용하는 사례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지난 18일 국제학술지에 게재됐으며 AIP 퍼블리싱과 미국음향학회도 연구 내용을 별도로 소개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애교 말투를 사용할 때 실제 성도의 길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와 이런 말투가 친밀감이나 사회적 유대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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