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6회말 2사 1, 2루 한국 조병현이 일본 야노 유키야에게 1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가 아시안게임 5연패 길목에서 일본에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KBO리그 프로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리고도 일본 사회인 대표팀에 단 한 점도 뽑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5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1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0-5로 완패했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한일전에서 패한 것은 2006 도하 대회 이후 무려 20년 만이다. 당시 프로 선수들을 앞세우고도 사회인 선수들이 주축이었던 일본에 7-10으로 덜미를 잡혔다. 이후 한동안 아시안게임 무대에서는 일본에 우위를 점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슈퍼라운드 5-1 승리에 이어 결승에서도 3-0으로 제압했고, 2022 항저우 대회 슈퍼라운드에서도 2-0으로 이겼다.
그러나 이번에는 굴욕적인 패배를 떠안게 됐다. 한국은 일본 사회인 대표팀을 상대로 투타에서 모두 밀렸다. 특히 타선이 일본 선발 히구치 신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지난 21일 중국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던 히구치는 불과 3일만 쉬고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올랐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7이닝 동안 4피안타만 허용하고 사사구 없이 4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한국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반면 한국 선발 소형준은 3이닝 4피안타 2사사구 3실점(2자책)으로 흔들렸다. 조병현도 0.2이닝 2피안타 1사사구 2실점으로 부진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
한국은 3회말 먼저 3점을 내줬다. 쓰지모토 유키의 중전 안타와 소에다 마나미의 볼넷으로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무코야마 모토키는 좌익수 옆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일본에 선취점을 안겼다. 이어 아이자와 료스케의 땅볼 때 소에다가 홈을 밟았다. 2사 2루에서는 김주원이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지만, 1루 송구가 빗나가면서 무코야마까지 홈으로 들어와 점수 차가 0-3으로 벌어졌다.
류지현 감독. 연합뉴스
한국의 공격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1회와 4회 모두 2번 타자 김주원이 안타로 출루하며 기회를 만들었지만, 뒤를 이은 노시환이 연달아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5회에도 1사 1루에서 윤동희가 2루수 병살타에 그쳤다. 세 차례 병살타로 스스로 공격의 맥을 끊었다. 6회 역시 히구치를 상대로 세 타자가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 한국은 6회말 다시 점수를 내줬다. 마운드에 오른 조병현은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삼진으로 한숨을 돌렸지만, 볼넷을 내주며 1사 1,2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 삼진을 잡아 2아웃까지 만들었으나 야노 유키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한국은 곧바로 박영현을 투입해 추가 실점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박영현도 2사 1,2루에서 소에다 마나미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5점 차까지 벌어졌다.
한국은 경기 끝까지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했다. 타선은 8~9회 일본 사회인 투수들에 막히며 무안타로 침묵했다. 경기는 한국의 0-5 완패로 끝났다.
이번 패배로 한국의 결승 진출 구상에도 변수가 생겼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대만을 5-0으로 꺾은 성적을 안고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슈퍼라운드에서는 같은 조에서 함께 올라온 팀과의 승패가 그대로 반영된다. 일본전까지 잡았다면 결승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지만, 패배하면서 합산 성적 1승1패가 됐다. 반면 조별리그에서 중국을 11-3으로 꺾었던 일본은 2승을 확보했다.
한국은 26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중국과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슈퍼라운드 상위 두 팀만 금메달 결정전에 진출하는 만큼 더는 여유가 없다. 같은 시간대 치러지는 일본-대만전 결과까지 순위 경쟁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중국전 승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한국은 2010 광저우 대회를 시작으로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까지 4회 연속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사상 첫 5연패이자 통산 7번째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20년 만에 되풀이된 굴욕적인 일본전 패배로 금메달을 향한 여정이 한층 험난해졌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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