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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법원서 끝난 '다크앤다커' 분쟁, 넥슨 손 들어줬다

대형 게임사 입장에서는 연구 및 개발 투자와 보안 시스템 강화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한 반면, 스타트업과 개발자들은 초기 기획 단계부터 자료 출처와 사용 범위를 보다 엄격히 관리해야 하는 환경에 놓이게 됐다. 창작과...

대법원서 끝난 '다크앤다커' 분쟁, 넥슨 손 들어줬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가 5년 가까이 벌여 온 ‘다크앤다커’ 법적 분쟁이 대법원 판단으로 일단락됐다. 법원은 넥슨이 주장한 영업비밀 침해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이고 손해배상 책임을 확정했다.

비록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미공개 프로젝트 단계의 개발 자료도 보호받을 수 있는 영업비밀이라는 하급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넥슨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사건은 넥슨의 미공개 프로젝트인 ‘P3’ 개발을 맡았던 팀장이 2021년 퇴사 후 아이언메이스를 설립하고, 이를 토대로 PC 게임 ‘다크앤다커’를 제작했다는 의혹에서 출발했다.

넥슨은 이 과정에서 소스코드와 빌드 파일, 각종 개발 데이터 등 핵심 자산이 무단 반출됐다며 민형사 소송에 나섰고, 업계 최대 규모의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아이언메이스는 장르의 전형적 요소를 활용했을 뿐이라며 독자 개발을 주장했지만, 분쟁은 한국은 물론 미국 소송까지 거치며 장기전으로 이어졌다.

법원은 1심에서 ‘다크앤다커’가 넥슨의 P3와 표현 면에서 실질적으로 같지는 않다며 저작권 침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개발 과정에서 사용된 상당수 자료가 넥슨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아이언메이스 측에는 약 85억 원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됐고, 내부 개발 자산 관리의 중요성이 쟁점으로 부상했다. 저작권은 부정하면서도 영업비밀 침해를 넓게 인정한 이 판결은 당시부터 “개발 윤리와 정보보호 기준을 다시 쓰는 판례”라는 평가를 낳았다.

2025년 12월 선고된 2심에서는 배상액이 약 57억 원으로 줄었지만, 아이언메이스가 침해한 것으로 본 영업비밀의 범위는 오히려 확대됐다. 재판부는 P3의 프로그램과 소스코드, 빌드 파일 등을 모두 특정 가능한 영업비밀로 인정하고 보호 기간도 1심의 2년에서 2년 6개월로 늘려 잡았다.

다만 다크앤다커 개발에 P3 자료가 기여한 비중을 15%로 제한해 손해액을 산정하면서 금액이 조정됐을 뿐, 핵심 기술 자료의 비밀성이 더욱 두텁게 인정된 것이 2심의 특징이었다.

그럼에도 2심 역시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중세 판타지 세계관, 던전 탐험 구조 등 P3와 다크앤다커가 공유하는 여러 요소들이 장르에서 흔히 사용되는 아이디어에 가깝다고 보았고, 전체 표현 형식에서 실질적 유사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즉, 아이디어와 표현을 엄격히 구분하되, 그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축적된 개발 자료와 기술 정보는 영업비밀로서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을 분명히 한 셈이다.

그리고 30일 대법원은 아이언메이스 측 상고를 기각하고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함으로써 민사 소송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아이언메이스는 넥슨에 약 57억 원대의 손해배상을 지급해야 하며, P3 관련 자료가 넥슨의 영업비밀이라는 법적 판단도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이 별도의 공개 변론 없이 하급심 판단을 유지한 것은, 기존 판례와 법리 흐름에 비춰 볼 때 사건의 쟁점을 추가로 다툴 여지가 크지 않다고 본 결과로 해석된다.

미공개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기업이 조직적으로 투자해 축적한 개발 자산은 명백한 회사의 재산이며, 팀 이탈이나 창업 과정에서 이를 들고 나가는 행위는 용인될 수 없다는 메시지가 확인된 것이다.

넥슨은 이번 결론에 대해 “재판부는 시종일관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인정해왔고, 이는 회사의 자산을 부당하게 탈취하여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가 결코 용납될 수 없음을 다시금 확인해주는 판결이다. 특히, 소스 코드, 빌드 파일 등 게임 개발의 근간을 이루는 자료들이 보호받아야 될 영업비밀로서 인정된 점은 게임 개발사의 자산 보호에 있어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넥슨은 앞으로도 공정한 경쟁 환경을 저해하고 창작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 업계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대응할 계획이며, 이번 민사 소송에 이어 이후 형사 소송에서도 대법원 판결이 충분히 고려되어 공정하고 합당한 결론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게임 업계에서도 배상액 자체보다는 영업비밀로 인정된 범위와 기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코드와 빌드 파일뿐 아니라, 개발 과정에서 생성된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영업비밀로 포괄 인정한 이번 판결은 향후 이직과 창업, 스핀오프 구조를 설계할 때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이언메이스는 끝까지 “원천 기술 도용은 없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다크앤다커가 차용한 게임 구조와 시스템이 중세 판타지 FPS 장르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활용되는 전형적 요소에 불과하며, 세부 구현에 있어서는 독창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해 왔다.

그럼에도 일련의 판결로 확인된 것은, 개발자의 경력과 노하우와 기업이 투자해 만든 자산 사이의 경계선이 어디에 그어지는지에 대한 법원의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창업과 인력 이동을 전면적으로 막자는 취지라기보다, 축적된 코드와 빌드, 비공개 설계 자료 등은 개인의 재능이 아닌 회사의 자산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넥슨이 일관되게 강조해 온 것도 ‘창의적인 도전은 존중하지만, 그 출발점이 타사의 자료 유출이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었고, 대법원은 최소한 이 원칙만큼은 분명히 뒷받침한 셈이다.

이번 분쟁 종결로 ‘다크앤다커’라는 개별 타이틀을 둘러싼 싸움은 일단락됐지만, 앞으로의 게임 개발 현장과 인력 시장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형 게임사 입장에서는 연구 및 개발 투자와 보안 시스템 강화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한 반면, 스타트업과 개발자들은 초기 기획 단계부터 자료 출처와 사용 범위를 보다 엄격히 관리해야 하는 환경에 놓이게 됐다.

창작과 이동의 자유, 그리고 기업 자산 보호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과제가 남아 있지만, 적어도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영업비밀을 들고 나가는 창업”만큼은 분명한 금지선이라는 신호를 보냈고, 넥슨은 그 법적 기준을 현실에서 처음 확인한 회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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