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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미투자특별법' 통과...재계, 트럼프 변수 우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은 이미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투자와 공급망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당장 사업 구조가 크게 바뀌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에 따라 투자 압력이 더욱 커질...

'대미투자특별법' 통과...재계, 트럼프 변수 우려

내용요약

관세 압박 완화 기대...불확실성 지속 우려

전자·반도체 업계 “투자 실행 속도가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우리 국회가 '대미투자특별법'을 통과시키면서 국내 산업계가 일단 한숨을 돌린 분위기다. 미국의 관세 압박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하기 어려운 통상 정책이 이어지고 있어 산업계와 재계에서는 여전히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13일 재계와 통상당국에 따르면 국회는 최근 본회의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한미 간 합의된 대규모 대미 투자 협력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과 리스크관리위원회 신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미국과의 전략적 투자 협력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재계는 우선 관세 압박 완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입법 지연을 문제 삼으며 상호관세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 왔다. 이번 법안 통과로 우리나라가 한미투자 합의를 이행할 의지가 있다는 신호를 미국에 전달했다는 점에서 통상 갈등 완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역시 법안 처리가 관세 리스크 완화에 일정 부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대미투자 협의를 마친 뒤 “한국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고 협상 내용이 이행된다면 관세 인상과 관련한 조치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라는 미국 측 반응을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 관세 압박 완화 기대...“급한 불은 껐다”

재계 내부에서는 이번 입법으로 통상 리스크를 완화할 최소한의 장치는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의 투자 협약을 이행할 제도적 틀이 마련되면서 한국이 합의를 방치하고 있다는 인식은 줄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자동차, 전자 등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에서는 이번 법안 통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관세를 협상 카드로 활용해 온 상황에서 투자 협력 의지를 보여주는 장치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다.

전자, 반도체 업계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은 이미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투자와 공급망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당장 사업 구조가 크게 바뀌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에 따라 투자 압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자체는 통상 리스크를 완화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적어도 한국이 한미 투자 합의를 이행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트럼프 통상 변수 여전…전자·반도체 업계 긴장

다만 업계에서는 법안 통과만으로 관세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이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했으며 한국 역시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에 따라 특정 산업이나 품목에 대한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이 상대국의 정책이나 산업 구조가 자국 산업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할 경우 조사 후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통상 압박 수단이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의 경우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이 특정 산업을 겨냥해 관세를 적용할 경우 국내 산업계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법안 통과 이후의 후속 조치가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미투자특별법이 단순한 입법에 그치지 않고 실제 투자 프로젝트로 이어져야 통상 협상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은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약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첫 번째 투자 프로젝트를 조속히 확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루이지애나 LNG 터미널과 셰일가스 생산 설비 등 에너지 관련 사업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법안 통과로 당장의 관세 압박은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워낙 유동적이어서 완전히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며 “결국 대미 투자 계획을 실제 사업으로 빠르게 연결해 협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는 한국 산업계에 숨통을 틔워 준 조치로 보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변덕스러운 통상 정책이 이어지는 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재계에서는 법 통과를 출발점으로 삼아 실제 투자 실행과 통상 대응 전략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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