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난 과학단지에 있는 티에스엠시(TSMC) 건물. 로이터 연합뉴스
광고
반도체 산업이 국가 경제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대만과 최근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유치한 일본에서도 물, 전력, 폐수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대만은 2021년에 56년 만의 가장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대만 정부는 신주·먀오리·타이중 등 반도체 공장이 있는 지역에서 농경지 7만4천㏊에 대한 관개를 중단했다. 반도체 공장을 멈출 순 없다는 판단이었지만 반발이 터져나왔다. 앞서 2015년 티에스엠시(TSMC) 등이 입주한 남부과학단지는 하루 5만t의 물을 추가 확보하면서 이를 농업용수로 충당하려다 반발에 부딪혔다.
막대한 물과 전기를 사용하는 반도체 공장이 계속 늘면서 갈등 범위는 더욱 커졌다. 타이중 주민들은 2023년 티에스엠시 2나노 공장 건설을 위한 중부과학단지 확장 사업이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확장 구역이 모두 가동될 경우 이들 구역의 물과 전기 사용량이 각각 타이중 일일 사용량의 9.2%와 38.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막대한 물과 전력 사용이 지역에 미칠 영향이 충분히 평가되지 않았다며 추가 환경영향평가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올해 2월 1심에서 패소했지만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같은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광고
2024년 티에스엠시 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일본 구마모토에서도 갈등이 생겼다. 구마모토는 생활용수 대부분을 지하수에 의존하기에 물 부족과 수질 저하 우려가 크다. 지난해 3월 공개된 수질 검사 결과를 보면, 반도체 공장 폐수를 처리하는 정화센터 하류에서 특정과불화화합물(PFBS) 농도가 리터당 6.9나노그램에서 59나노그램으로 늘고, 전에는 검출되지 않았던 과불화화합물(PFBA)이 리터당 15나노그램 검출됐다. 이런 물질은 일본 법률상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구마모토현 환경모니터링위원회는 이 정도 농도는 “안심할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5년이나 10년 뒤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며 “수치를 낮추기 위해 기업이 노력해야 하고, 행정은 이를 촉구해야 한다”고 했다. ‘지하수를 지키는 구마모토 모임’ 등 7개 시민단체는 지하수보전조례를 강화하라며 서명운동에 나섰다.
잇따른 갈등에 대만과 일본에서는 환경영향평가 등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지난해 7월 과학단지를 새로 짓거나 확장할 때 물과 전력 공급 가능성은 물론 농업 생산과 농업용수 관개에 미칠 영향도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는 환경영향평가 수정안을 내놨다. 정책 원칙에 대기오염 총량 감축도 추가했다.
광고
광고
구마모토현과 구마모토시도 환경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지하수와 하천 수질을 정기 측정하고,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는 반도체 공정 사용 물질인 과불화화합물에 대한 조사도 시작했다. 구마모토시는 올해 지하수 보전 계획을 새로 마련하면서 반도체 기업용 지하수 취수량 증가가 새로운 위험 요인이라고 명시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