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투데이] 국제통화기금(IMF)이 4월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경상달러 기준)이 이미 대만에 뒤진 데 이어 향후 5년간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를 3만7412달러, 대만을 4만2103달러로 전망했다. 2031년에는 한국 4만6019달러, 대만 5만6101달러로 차이가 1만82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단순한 역전이 아니라 중기적으로 격차 확대가 구조화되는 흐름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작지 않다.
한국이 대만에 1인당 GDP를 역전당한 것은 22년 만이다. IMF 전망상 두 나라의 격차는 올해 4691달러에서 2027년 5880달러, 2028년 6881달러, 2029년 7916달러, 2030년 9073달러로 매년 확대된다. 한국이 1인당 GDP 4만달러를 넘기는 시점은 2028년 4만695달러로 예상되지만, 대만은 올해 이미 4만달러를 돌파하고 2029년에는 5만370달러로 5만달러 선도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별 순위 역시 한국은 올해 40위에서 2031년 41위로 한 계단 밀리는 반면, 대만은 32위에서 30위로 상승할 것으로 제시됐다.
◆ 성장률도 벌어졌다
소득 역전의 배경에는 성장률 격차가 자리하고 있다. IMF는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을 한국 1.9%, 대만 5.2%로 제시했다. 경상달러 기준 1인당 GDP는 환율의 영향도 직접 받지만, 성장의 기초체력 차이가 누적될 경우 소득 격차 확대 속도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도 올해 대만의 1인당 GDP는 9만8051달러, 한국은 6만8624달러로 격차가 적지 않다. 이는 단순 환율 효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생산성·산업구조 차이가 이미 지표 전반에 반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만의 가파른 상향 흐름은 AI 반도체 호황과 직결돼 있다. 대만 통계당국은 지난 2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54%에서 7.71%로 대폭 상향했고, 수출 증가율 전망치도 6.32%에서 22.22%로 끌어올렸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정보통신 수출 호조가 성장률 전망 상향의 핵심 배경으로 제시됐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도 이달 연간 매출 전망을 높이고 자본지출 확대 방침을 재확인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대만 경제 전반의 수출·설비투자·소득 증가로 연결되는 구조가 한층 뚜렷해진 셈이다.
◆ 한국은 ‘반도체 회복’만으로 부족
반면 한국은 반도체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성장률 자체가 1%대 후반에 머무는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1인당 GDP는 성장률뿐 아니라 환율에도 민감한데,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달러 기준 소득 회복 속도는 더뎌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IMF 전망은 한국 경제가 절대적으로 후퇴했다기보다, 대만이 AI 반도체와 첨단 제조업 중심의 고성장 궤도에 올라타는 동안 한국은 메모리 경쟁력에 비해 산업 확장성과 생산성 개선 속도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향후 2~3년 내 투자, 기술, 산업 생태계 재정비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 이번 역전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 격차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망치는 4월 1일까지 확보된 정보를 토대로 작성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