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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구논단] 커지는 경찰 권한, 국가경찰위원회가 답해야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고 경찰의 수사권이 확대되면서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견제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최일선 기관이지만, 동시에 강제수사와 물리력 행사가 가능한 강력한 국가권력 기관이기도 하다.

[대구논단] 커지는 경찰 권한, 국가경찰위원회가 답해야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고 경찰의 수사권이 확대되면서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견제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최일선 기관이지만, 동시에 강제수사와 물리력 행사가 가능한 강력한 국가권력 기관이기도 하다. 권한이 커질수록 책임은 무거워져야 한다.

최근 광주 장윤기 사건과 이른바 ‘거제왕’ 사건을 둘러싼 논란은 경찰의 초동수사와 증거 관리, 사건 처리 절차, 지휘·보고 체계의 실효성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국민이 묻는 것은 왜 내부의 경고 신호가 작동하지 않았는지, 왜 잘못된 판단이 제때 시정되지 않았는지, 경찰의 권한을 어떻게 민주적으로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요구하고 있다.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수사가 공정하게 진행됐는지, 지휘와 보고가 적법했는지, 조직적 오류나 비위가 발생했을 때 이를 은폐하지 않고 스스로 바로잡을 능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바로 이 지점에 국가경찰위원회의 존재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찰위원회 제도는 1991년 권위주의 시절 경찰이 정치적 필요에 동원되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던 과거를 반성하며 출발했다. 경찰의 민주성·공정성·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장치였다. 이후 2021년 자치경찰제 시행과 함께 국가경찰위원회로 개편되면서 주요 경찰정책을 심의·의결하는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국가경찰위원회가 그동안 국민이 기대한 만큼 실질적인 경찰 견제와 통제기관으로 기능했는지에 대해서는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 위원회 사무를 경찰청이 담당하고 있고, 심의 안건 역시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경찰청장이 부의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견제를 받아야 할 기관이 위원회의 운영을 뒷받침하는 현재의 구조는 위원회의 독립성과 실효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위원 구성의 전문성과 다양성도 보완해야 한다. 법률과 인권, 언론 분야의 식견은 중요하다. 그러나 경찰 조직의 지휘체계와 수사 현장, 감찰·인사 운영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실질적인 감시와 견제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경찰행정과 수사, 치안 현장, 조직관리, 인권과 지역사회 안전 분야의 전문가들이 균형 있게 참여해야 한다.

경찰 현장을 잘 아는 인사를 참여시키는 것은 경찰을 두둔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경찰권이 오남용되는 지점과 내부의 부당한 지시, 조직적 은폐, 인권침해의 위험 요소를 정확히 찾아내기 위해서다. 조직의 작동 원리를 알아야 잘못된 지휘와 보고, 형식적인 감찰과 내부 침묵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제대로 된 견제는 조직을 정확히 아는 데서 출발한다.

국가경찰위원회가 명실상부한 국민의 안전망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권한도 보강해야 한다. 물론 위원회가 개별 사건 수사에 직접 개입해서는 안 된다. 수사의 독립성과 적법절차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에서 지휘·보고 체계나 수사 과정에 중대한 결함이 드러났다면, 사후적으로 수사의 적법성과 조직 운영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재발 방지책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감찰 역시 사후 처벌 중심에서 예방적 감독 체계로 전환돼야 한다. 사건이 발생한 뒤 책임자를 찾아내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없다.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잘못된 판단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지기 전에 바로잡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아울러 국가경찰위원회의 활동과 경찰행정의 주요 성과 및 개선 사항을 매년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러한 투명성은 성실하게 일하는 대다수 현장 경찰관을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될 수 있다.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경찰의 권한을 약화시키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정당한 경찰권 행사의 기반을 튼튼히 하는 제도다. 국가경찰위원회의 참된 역할은 정치권력으로부터 경찰의 중립성을 지키고, 내부의 부당한 지시와 은폐를 막으며, 성실한 경찰관과 국민의 인권을 동시에 보호하는 데 있다. 이제 국가경찰위원회는 형식적인 심의 · 의결기구를 넘어 국민의 눈높이에서 경찰권을 점검하는 실질적인 민주적 안전망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경찰을 더 강하고, 더 공정하며, 더 오래 신뢰받는 조직으로 만드는 길이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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