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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구논단] 대구는 다시 보수를 선택했다, 이제 청년에게 답해야 한다

6·3 지방선거가 끝났다. 대구는 다시 보수 정당 후보를 선택했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려온 도시답게 이번에도 정치적 흐름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단순히 “역시 대구는 변하지 않았다”는 말로만 정리하기에는 남는 질문이 적지 않다.

[대구논단] 대구는 다시 보수를 선택했다, 이제 청년에게 답해야 한다

박창규 행정안전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전문위원

6·3 지방선거가 끝났다. 대구는 다시 보수 정당 후보를 선택했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려온 도시답게 이번에도 정치적 흐름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단순히 “역시 대구는 변하지 않았다”는 말로만 정리하기에는 남는 질문이 적지 않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많은 시민들은 “이번에는 대구도 바뀔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품었다. 실제로 대구시장 선거는 과거와 달리 끝까지 긴장감이 있었다. 특정 정당을 지지했느냐의 문제를 떠나, 대구 안에 변화에 대한 갈망이 존재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그 갈망이 선거 결과로 완전히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 의미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정당이 바뀌지 않았다고 해서 도시가 바뀌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선거는 끝났지만 대구 시민의 삶은 계속되고, 청년들의 불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시장의 소속 정당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4년 동안 대구 시민의 삶이 실제로 나아지느냐의 문제다. 특히 청년 세대의 삶이 그렇다.

얼마 전 우연히 60대, 70대 어르신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구가 이래서 안 바뀌는 거야.” “요즘 청년들은 월급 받아서 생활하는 것도 힘든데, 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꾼다.” “취업이 안 되니 대구를 떠나는 애들이 많은데, 또 대구가 걱정이다.” 짧은 대화였지만 오래 남았다. 흔히 청년 문제는 청년들만의 불만처럼 소비된다. 그러나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는 달랐다. 대구의 어른들도 알고 있었다. 지금 대구의 가장 큰 위기는 어느 정당이 이겼느냐가 아니라 청년이 떠나는 문제라는 것을 말이다. 청년의 삶이 무너지면 부모 세대의 노후도 흔들리고, 지역 기업의 미래도 흔들린다. 청년 문제는 세대 갈등의 소재가 아니라 도시 생존의 문제다.

청년이 떠나는 도시는 조용히 늙는다. 처음에는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위해 떠난다. 그다음에는 결혼과 주거 문제로 돌아오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 기업은 인재를 구하지 못하고, 골목상권은 소비층을 잃고, 지역대학은 신입생을 걱정하게 된다. 결국 청년 유출은 단순한 인구 문제가 아니다. 산업, 교육, 주거, 소비, 공동체 전체가 약해지는 도시의 구조적 경고음이다. 대구 청년들이 대구를 떠나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청년들이 고향을 싫어해서 떠나는 것이 아니다. 대구에 애정이 없어서 떠나는 것도 아니다. 더 나은 일자리, 더 넓은 기회, 더 높은 임금, 더 안정적인 주거 가능성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결국 청년들은 도시의 분위기가 아니라 삶의 가능성을 보고 움직인다. 따라서 대구의 청년정책은 “청년을 붙잡자”는 구호에서 벗어나야 한다. 청년은 붙잡는 대상이 아니다. 머물 이유를 만들어야 하는 세대다. 청년에게 애향심만 요구하는 것은 공허하다. 지역을 사랑하라는 말보다 중요한 것은 이 도시에서 일하고, 성장하고, 결혼하고, 집을 마련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현실적 가능성이다.

새롭게 출범할 대구시정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청년 일자리 정책의 언어를 바꾸는 것이다. 단순히 청년 취업자 수를 늘리겠다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청년이 원하는 것은 단기 일자리나 행사성 취업박람회가 아니다. 지역 기업에서 성장할 수 있는 직무 경로, 수도권과 비교해도 납득 가능한 임금 구조, 산업 변화에 맞춘 교육과 훈련, 지역 기업과 청년을 연결하는 실질적인 채용 시스템이다. 대구가 미래산업을 말한다면, 그 산업 안에 청년의 자리가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 로봇, 미래모빌리티, 바이오, 반도체를 말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산업 이름만 화려해서는 안 된다. 그 산업이 지역 청년에게 어떤 직무를 만들고, 어떤 교육을 제공하며, 어떤 임금과 경력 성장을 보장할 수 있는지까지 설계해야 한다. 산업정책과 청년정책이 따로 움직이면 청년은 여전히 대구를 떠난다.

주거 문제와 청년 창업도 마찬가지다. 월급을 받아 생활하는 것도 빠듯한 청년에게 내 집 마련은 점점 먼 이야기가 되고 있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몇 달의 지원금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주거 사다리다. 창업 역시나 지역에서 매출을 만들 수 있는 판로, 기술과 지식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지원, 수도권과 해외시장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청년 창업가가 대구에서 시작해도 전국과 세계로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아쉬움을 느끼는 시민들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안도하는 시민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거는 끝났고, 대구의 현실은 남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느 정당이 이겼느냐가 아니라 이 도시가 청년에게 어떤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느냐다. 대구가 보수의 도시라는 정체성을 갖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가 아니다. 보수란 원래 지켜야 할 것을 지키는 태도다. 그렇다면 지금 대구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 과거의 정치적 자존심인가, 아니면 이 도시에서 살아갈 청년들의 미래인가. 선거는 끝났다. 그러나 대구 청년의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도시에서 계속 살아도 괜찮습니까?”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도시는 결국 미래를 잃는다. 대구가 진정으로 바뀌어야 할 지점은 바로 여기다. 정당의 색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의 삶이다. 보수의 심장 대구가 이제는 청년의 미래를 뛰게 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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