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준경(왼쪽부터) 청와대 경제성장수석, 이억원 금융위원장,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증시의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유발한 주범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목되자 경제·금융당국이 개인별 투자 한도 설정 등 고강도 총량 관리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29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기관과 함께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시장 안정화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구 부총리를 비롯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거시경제·금융 수장인 ‘F4’와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이 모두 참석해 위기감을 대변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국내 주가 급락 사태에 대해 “주가 급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에서 투자 심리 위축과 수급 불균형이 맞물리며 낙폭을 과도하게 확대한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고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상향과 경상수지 흑자 폭 확대 등을 고려할 때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입을 모았다. 당국은 증시 전망에 대한 시장의 지나친 불안 심리 확산을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당국은 증시 변동성 완화를 위해 투기적 수요가 몰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즉각적이고 다각적인 규제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투자자 보호 및 과도한 쏠림 방지를 위해 개인별 총투자 금액의 20% 이내 등으로 레버리지 ETF 투자 한도를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도입한다.
홍콩의 가변 레버리지 배율 적용 사례 등을 참고해 증시 급변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당국이 시장 안정화를 위해 즉각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신설한다.
현재 선물시장에서 운영 중인 ‘과다호가부담금’을 적용하는 등 페널티 성격의 거래 비용도 부과한다.
현재 실시 중인 사전교육 의무화에 더해 ‘모의거래’ 시스템을 도입,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을 유도할 계획이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 시 요구되는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대폭 상향해 오는 31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당국은 이러한 규제 조치와 함께 최근 한국 증시가 주요국 증시 대비 유독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는 근본적인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는 “대외 리스크에 취약한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수급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당분간 최고 수준의 경계감을 유지할 것”이라며 “국내외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한층 강화해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주형연 기자(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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