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담배 사줄게” 접근…온라인 파고든 미성년 성매수

대전고등법원은 최근 휴대폰 앱을 통해 중학생 등이 포함된 미성년자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A 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반면 A 씨를 통해 청소년을 성매수한 남성 5명에게는 각각 징역 10개월~2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담배 사줄게” 접근…온라인 파고든 미성년 성매수

대전고등법원은 최근 휴대폰 앱을 통해 중학생 등이 포함된 미성년자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A 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반면 A 씨를 통해 청소년을 성매수한 남성 5명에게는 각각 징역 10개월~2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알선자는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실제 청소년의 성을 산 성매수자들은 모두 수감형을 피한 것이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채팅 앱 등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실제 성매수자에 대한 처벌은 범죄의 심각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성매수 사건은 2021년 190건에서 지난해 609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성매수에는 성을 사는 행위뿐 아니라 아동·청소년에게 성을 팔도록 유인하거나 권유한 행위도 포함된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261건이 발생했다. 성매매 알선과 성착취물 제작, 성착취 목적 대화 등을 포괄하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사건도 같은 기간 3952건에서 5848건으로 증가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성매매의 온라인화’가 있다는 분석이다. 2004년 성매매처벌법 시행 이후 단속이 강화되면서 전통적인 집결지나 업소는 줄었지만 온라인을 통한 성매매는 오히려 확산했다. 최근에는 SNS에 ‘조건’을 뜻하는 은어와 함께 가격이나 장소를 제시하거나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접근하는 방식이 적발되고 있다. 일부 가해자는 청소년에게 담배를 대신 사주겠다고 접근한 뒤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성평등가족부의 ‘2025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착취 피해 지원센터를 이용한 만 12~18세 위기청소년의 피해 경로 가운데 SNS가 67.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대1 채팅 앱과 화상·랜덤채팅이 19.9%로 뒤를 이었다.

스마트폰을 접하는 연령이 낮아지면서 피해 연령도 함께 낮아지고 있다. 첫 성착취 피해 당시 12세 이하였던 청소년은 2019년 1명에서 지난해 12명으로 늘었다. 가해자가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온라인 공간에서 메시지나 쪽지로 접근하는 만큼 피해자가 직접 신고하지 않으면 범죄를 적발하기도 쉽지 않다.

문제는 범죄 증가세에 비해 처벌 수위가 낮다는 점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24년 선고된 아동·청소년 성매매 사건 판결 373건을 분석한 결과 피고인의 93.7%가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이 가운데 66.3%는 형 집행이 유예됐다. 평균 형량도 징역 약 2년에 그쳤다.

올 6월 의정부지법 형사11부도 랜덤채팅 앱에서 10대 여성에게 5만 원을 건넨 뒤 성관계를 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조건만남을 그만두라고 훈계했고 사정이 딱해 보여 호의로 용돈을 줬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법정형과 실제 양형 사이의 괴리가 아동·청소년의 취약성과 보호 필요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성범죄 전문 이은의 변호사는 “성매매 과정에 피해 청소년의 자발성이 개입됐다고 보는 인식이 법원에 여전히 남아 있다”며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 ‘피해자가 먼저 유혹했다’는 가해자 주장이 반복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한민경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는 ‘성매매’가 아닌 ‘성착취’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피해자가 성을 거래하더라도 이를 진정한 본인의 의사로 보지 않는 것이 청소년성보호법의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의 성을 사는 행위가 사회에 미치는 해악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아야 양형도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채 의원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피해자의 삶에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기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해의 심각성에 걸맞게 처벌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