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상품 경쟁이 한층 치열할 전망이다.
그간 금기시됐던 단일종목 100% 운용 한도 허용을 계기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등 고수익 상품군은 물론, 위클리 옵션 기반의 신규 상장지수펀드(ETF)까지 상품 라인업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21일 금융당국(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국내-해외상장 ETF 간 비대칭 규제 해소를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를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허용이다. 지난 20일 기준 국내 상장 ETF 1092개 중 2배 레버리지·인버스 종목은 88개로, 이 가운데 단일종목 기초자산 상품은 전무하다.
개정안은 우선 종목당 자산총액의 30%까지만 편입할 수 있었던 운용 한도를 100%로 확대했다. 동일 종목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평가액 한도 역시 자산총액의 10%에서 200%로 대폭 상향, ±2배 레버리지 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했다. 기존에 10개 이상 종목으로 지수를 구성하도록 했던 분산투자 요건도 단일종목 상품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기초자산은 시가총액 비중 10% 이상, 거래량 비중 5% 이상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는 우량주로 한정된다. 현재 해당 요건을 충족하는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다음 달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가 출시될 예정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는 이미 해외 시장에서 확인된 바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연초부터 지난 20일까지 홍콩 CSOP자산운용이 최초로 상장한 '삼성전자 데일리 2X 레버리지'와 'SK하이닉스 데일리 2X 레버리지' ETF를 약 3700억원 결제했다. 두 상품은 같은 기간 홍콩거래소 결제 종목 1(하이닉스)·2(삼성전자)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하반기 상장된 두 상품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주가 강세와 맞물려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합산 순자산총액(AUM)은 약 40억 달러(약 6조원)에 달하며 특히 지난해 10월 상장한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AUM 30억 달러(약 4조원)로 급성장했다.
개별주식 및 ETF를 기초자산으로 한 위클리옵션 상품 도입도 가능해진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등 개별주식 위클리옵션 상품은 오는 6월 말, ETF 위클리옵션 상품은 하반기 중 최초 상장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자산군을 기초로 정기 배당을 확보할 수 있는 커버드콜 등 다양한 ETF 출시가 가능해진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 현물(주식·채권 등)을 매수하는 동시에 관련 콜옵션을 매도하는 구조다. 기초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옵션 프리미엄을 수취해 투자자에게 배당 재원으로 돌려준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데다 최근 반도체 주가까지 급등하면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동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가 여럿 출시되는 만큼 운용사들이 투자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면서 과당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개별주식·ETF 기초 위클리옵션 상품 도입으로 변동성은 크지만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고위험 상품도 다양화 될 것"이라며 "투자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는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 장치도 함께 강화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투자하려면 기존 심화 교육에 더해 심화 사전교육 1시간을 추가로 이수해야 하며 기본예탁금 1000만원도 적용된다. 운용사는 ETF 대신 레버리지 등 상품 특성을 명칭에 명확히 표기해야 한다.
대한금융신문 김세연 기자 seyeon723@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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