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1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의 리뷰 관리 시스템이 소비자의 정당한 비판권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업주의 신고 한 번에 소비자의 후기는 즉각 차단되는 반면, 업주의 고소 위협은 방치되는 플랫폼의 비대칭적 대응에 제보자 가족은 깊은 충격과 소외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의 정당한 피드백을 개선의 기회가 아닌 ‘공격’으로 간주하고 ‘고소’를 무기로 삼은 업주의 태도는 상도덕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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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최근 서울 은평구에서 홀로 거주하며 배민을 즐겨 이용해온 70대 소비자 A씨가 주문한 ‘대창 떡볶이’에 대해 “비주얼이 영 아니네요. 이런 대창 떡볶이는 처음입니다”라는 짧은 후기를 남기면서 시작됐다. 욕설이나 비방은 없었으나, 해당 업주는 이를 ‘명예훼손’으로 신고해 즉각 블라인드(임시조치) 처리했다.
여기에 더해 업주는 답글을 통해 “법인 회사인 만큼 준비 잘해서 고소장 접수하겠다. 저희는 그냥 안 넘어간다”며 공개적인 법적 보복을 예고했다.
점주의 댓글
이에 대해 제보자 B씨는 “어머니께서 고소당할까 무서워 잠도 못 주무시고, 이제 배달 시키는 것조차 겁난다고 하신다”며 “아들로서 어머니의 정당한 권리가 짓밟히는 모습에 참담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점주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주관적 평가는 공익적 목적으로 간주되어 명예훼손 성립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일부 점주들이 이를 악성 리뷰로 치부하며 법적 대응을 운운하는 고압적인 태도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한 소비자에게 심리적 폭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플랫폼인 배민의 사후 조치다. B씨는 어머니가 겪는 공포를 전달하며 고객센터에 강력히 항의했으나, 배민 측은 “절차대로 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했다.
배민 사후 조치 안내문
소비자의 리뷰는 신고 즉시 가려졌지만, 제3자가 볼 수 있는 업주의 협박 글은 그대로 노출되어 가족들의 속을 태웠다. B씨는 “플랫폼이 중재는커녕 업주의 보복 수단이 되어버린 현실에 분통이 터졌다”고 덧붙였다.
본지의 공식 질의 과정에서도 배민 관계자는 같은 원론적 답변과 함께 "업주와 고객이 의견을 조율하도록 중재하고 있다”고 해명했으나, 정작 “욕설 없는 주관적 평면 리뷰를 ‘악성’으로 분류해 차단하는 객관적 기준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또한, 사건 당시 소비자의 글만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업주의 위협적 댓글을 방치한 이유에 대해서도 “현재는 삭제된 상태”라며 당시의 무책임한 방관에 대한 해명은 피했다.
이러한 플랫폼의 행태는 이용자들에게 근본적인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수많은 리뷰가 과연 객관적 실체인지, 아니면 불편한 목소리가 인위적으로 가려진 ‘반쪽짜리 정보’인지 확신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적극적으로 가짜 리뷰를 걸러내고 플랫폼의 신뢰를 위해 애써야 하는 기업이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신이 '진짜 맛집'에까지 불똥이 튄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플랫폼 내 평점 시스템 자체를 불신하게 되면, 정말 좋은 식재료와 서비스로 높은 평가를 받는 선량한 업체들마저 '리뷰 조작'이나 '비판 삭제'의 의심을 받는 2차 피해를 입게 된다.
배민은 매년 ‘상생’과 ‘공정’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보여준 플랫폼의 모습은 법적 책임 회피를 위한 매뉴얼 뒤에 숨어 평범한 시민의 정당한 목소리를 지워내는 것에 가까웠다. 플랫폼의 신뢰가 무너진 자리에 남은 것은 소비자들의 차가운 의심과 정직한 상인들의 무고한 피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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