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자동차는 친환경차에 대한 글로벌 요구가 높아지면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디젤차가 내뿜는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등의 배출 기준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정부도 유럽연합(EU)의 유로7 등 선도적인 친환경 규제에 맞춰 디젤차 감축에 적극적이다. 현재 1톤 경유 트럭은 신규 등록이 금지됐고 디젤 모델은 어린이 통학 차량이나 택배용 차량으로 쓸 수 없다. 오래된 디젤차는 도심 진입이 제한된다.
디젤차는 장점이던 높은 연비와 출력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등장으로 무색해진 상황이다. 디젤과 가솔린의 ℓ당 연료비 차이가 크지
않아 이제 가솔린차보다도 특별히 가성비가 높지 않다.
엔진이 시끄러워도
힘과 유지비 때문에 디젤차를 탄다는 건 완전 옛말이 됐다.
디젤차를 외면하는 소비자들은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등록된 190만 5972대 차량 중 디젤 차량은 58만 7559대로 30.8%에 달했다. 하지만 2023년 그 비중이 16.7%(전체 174만 9729대 중 29만 2030대)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5.0%(전체 168만 1611대 중 8만 4098대)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선 7월까지 99만 5997대 중 2만 4177대로 2.4%에 불과하다. 추세가 이어지면 디젤 차량은 한 해 5만 대도 판매하지 못하고, 특히 승용은 1만 대가 채 되지 않는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비중이 2020년 11.8%에서 2025년 48.4%까지 늘어난 것과 크게 대조된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 같은 수요 변화에 발맞춰 디젤 모델의 생산을 줄이고 있다. 글로벌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디젤 차량이 배출 가스 수출 기준을 맞추기 어려운 점도 디젤차 단산에 한몫했다. 한국GM은 2015년 말리부 디젤, 르노코리아는 2022년 QM6 디젤을 끝으로 디젤 라인업에서 손을 뗐다.
기아 카니발. 기아
현대차·기아는 2022년만 해도 코나·투싼·싼타페·팰리세이드·셀토스·스포티지·쏘렌토·카니발 등 레저용 차량(RV)은 물론 제네시스 G70·G80까지 총 15종의 디젤 모델을 판매했지만 3년 만인 지난해 투싼·스타리아·팰리세이드·쏘렌토·카니발만 남기고 디젤 모델 10종을 없앴다. ‘서민의 발’로 불리는 1톤 소형 트럭 포터와 봉고의 디젤 모델도 사라졌다. 투싼과 팰리세이드는 재고만 판매하는 상황이라 사실상 생산은 스타리아·쏘렌토·카니발 3종만 이뤄졌다.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는 결국 카니발·스타리아의 2026년 연식 변경 모델부터 디젤 차종을 제외한 후 쏘렌토도 2027년형부터 디젤 차종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차·기아의 승용 디젤 모델의 ‘종말’이다. 패밀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는 본래 디젤 차량의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현재는
친환경 흐름에 따라 하이브리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올해 국내 판매된 쏘렌토 6만 1579대 중 하이브리드가 5만 788대(82.5%), 가솔린이 7730대(12.6%), 디젤이 3061대(5.0%)다. 기아는 디젤 모델의 판매량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디젤 생산라인을 유지하기보다 하이브리드로 전환하는 게 수익성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쏘렌토 디젤의 퇴장으로 국산차 디젤 모델은
KG모빌리티(003620)
의 무쏘와 렉스턴 2종만 남게 됐다. 수입차 업체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포드·랜드로버가 디젤 모델을 국내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중대형 트럭 마이티·파비스·엑시언트와 유니버스(버스) 등 상용차 라인에서 디젤 모델을 유지한다. 인도 공장에서 생산되는 크레타 디젤 등 신흥 시장을 겨냥한 현지화 모델은 현지 수요 감소에 맞춰 차종과 물량을 줄여나간다.
현대차·기아 본사 전경. 현대차그룹
대차·기아의 중장기 경영 전략은 철저히 전동화에 맞춰져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북미에서 하이브리드 신차 10종을 출시해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을 전체의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현재 11만 6000대 수준인 전기차 판매량을 2030년 42만 대로 4배 가까이 올린다. 현대차는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량을 555만 대로 정했는데 333만 대(60%) 이상을 친환경차로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친환경차 비중이 전체의 25% 수준이다.
기아는 2030년 하이브리드 115만 대, 전기차 100만 대 등 친환경차 판매 215만 대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는 연간 글로벌 판매 목표 413만 대의 약 52% 수준이다. 특히 승용 2종, SUV 9종, 목적기반차량(PBV) 3종 등 14종으로 전기차 라인업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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