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23일 결의대회 강행
"파업 불참 블랙리스트 작성
노조원 연관된 건 맞아" 시인
다음달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으로 인해 30조원의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사측에 압박을 가하면서 우리 경제에 노조 리스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노조는 앞서 불거진 블랙리스트 사건에 노조원이 연관된 사실을 인정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17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으로 과반 노조 및 근로자 대표 지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초기업노조는 7만4000여 명의 조합원이 가입해 삼성전자의 첫 과반 노조가 됐다. 지난 15일 고용노동부의 확인 절차를 거쳐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확보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18일 동안 파업을 진행했을 때 설비 백업을 고려해 최소 20조원에서 30조원 규모의 손실이 회사 측에 있을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애초 노조에서 주장한 10조원보다 훨씬 큰 규모다. 노조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도 파업을 강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노조는 오는 23일 평택 사업장에서 대규모 결의 대회를 여는 데 이어 다음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앞서 불거진 '블랙리스트' 유출 사건에 노조원이 연관된 사실도 인정했다. 최 위원장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조합원이 80%를 넘어가면서 각 부서에서 과열되는 현상이 있었다"며 "일부 조합원이 본인 부서 사람들의 가입 여부를 체크하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특정 부서의 단체 메신저 방에서 부서명, 성명, 사번과 노조 가입 여부가 명시된 명단이 공유된 사실을 확인하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특정 직원이 사내 보안 시스템을 악용해 약 1시간 동안 2만여 회 접속해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사실을 파악하고 해당 직원을 고소했다.
다만 이러한 노조의 불법 행위가 적발돼도 처벌하기는 어렵다. 현행 노조법상 블랙리스트 작성은 부당 노동 행위로 분류되지만 처벌 대상이 사용자로 한정돼 있다.
회사 측이 불법 파업을 막아달라고 가처분신청을 한 것을 두고 최 위원장은 "폭력이나 협박에 의한 쟁의 계획이 없으며 정당한 법적 절차를 거쳐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과거 노조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DS부문 사업부의 팀별 쟁의 참여율을 공개하고 참여하지 않는 사업부는 성과급·근로 조건 개선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노조원들에 대한 압박성 발언을 해왔다.
노조가 30조원의 손실이 발생해도 파업을 강행하겠다고 밝히면서 파업이 다가올수록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와 리스크는 계속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실제로 파업이 이어지면 삼성전자가 반도체 고객들에게서 신뢰를 잃어버리고 중국·미국의 경쟁 기업들에만 이득이 돌아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에 한국의 노조 리스크가 알려져 대외적 국가 브랜드 손실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34%까지 올라간 상황에서 외환 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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