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박동선 기자] 모니터 너머에 머물던 가상의 별들이 현실의 대지에 선명한 발자국을 찍었다. 단순히 2차 창작물을 소비하고 향유하던 과거의 오프라인 행사를 넘어, 첨단 엔터테크와 융합된 버추얼 생태계가 대중과 직접 교감하며 K-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지식재산권(IP) 확장을 꾀하는 생생한 무대였다.
지난 23~24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2전시장 10홀에서는 대규모 서브컬처 축제 '일러스타 페스 11'이 열렸다.
24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2전시장 10홀에서 열린 '일러스타 페스 11' 2일차 현장을 찾았다.
◇ 장르와 공간을 초월한 서브컬처 대통합
'일러스타 페스'는 크리에이터 마켓, 코스프레, 무대 행사 등 다채로운 2차 창작 생태계가 교류하는 대규모 서브컬처 종합 축제다.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열린 이번 11회차 행사는 킨텍스 1전시장에서 열린 대형 게임쇼 '2026 플레이엑스포'와 주말 일정이 맞물리며 이른바 '메가 서브컬처 위크'를 완성했다. 게임 유저와 서브컬처 팬덤이 거대한 하나의 축제 공간으로 결집하면서 발생한 열기는 상당했다.
지난 23~24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2전시장 10홀에서는 대규모 서브컬처 축제 '일러스타 페스 11'이 열렸다.
현장의 활력은 다채로운 신작 프로모션과 어우러져 한층 배가됐다. 19금 서브컬처 RPG '메이크 드라마: 매드(MAD)' 부스는 유명 코스어들과 함께하는 1대 1 즉석사진 이벤트 등으로 대기열이 길게 이어졌고, 콩스튜디오의 신작 '가디언 메이든' 첫 공개,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와 콜라보한 니벨아레나 버전 TCG 부스 등 다채로운 게임 콘텐츠가 서브컬처 팬덤의 발길을 강하게 붙잡았다.
전시장 안팎을 가득 메운 전문 및 개인 코스어들의 대규모 포토타임은 축제의 시각적 밀도를 꽉 채우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23~24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2전시장 10홀에서는 대규모 서브컬처 축제 '일러스타 페스 11'이 열렸다.
여기에 다수의 커버 밴드들이 무대에 오른 '일러스타 라이브' 등 서브컬처 공연이 한데 엮이며 현장에 역동적인 생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크리에이터 마켓에서는 '스텔라이브' 등 유력 IP를 다채롭게 변주한 1000여 작가들의 작품들이 관람객들에게 대거 선보이며 거대한 서브컬처 교류의 장을 화려하게 펼쳐냈다.
◇ "마침내 마주한 나의 별"…현실감 입은 버추얼 크리에이터
이렇듯 웅장해진 축제의 판 안에서 가장 돋보인 중심축은 단연 '팬심 버추얼 팬미팅'을 필두로 한 버추얼 아티스트들의 전방위적 소통 활약이었다. 이번 행사는 버추얼 생태계가 지닌 막강한 팬덤 기초체력을 오프라인 물리적 공간에서 입증하는 거대한 쇼케이스와 같았다.
지난 23~24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2전시장 10홀에서는 대규모 서브컬처 축제 '일러스타 페스 11'이 열렸다.
예매 직후 접속 트래픽 과부하로 서버 마비를 일으켰던 그림프로덕션 소속 아티스트 8명 전원의 단독 부스를 비롯해, 브이레코드, 헥시아, 셀리브 등 주요 MCN 소속 및 개인 크리에이터 30여 명이 현장을 찾아 프라이빗한 1대 1 영상 대면 만남을 가졌다. 헤드셋을 끼고 화면 속 아티스트와 눈을 맞추며 웃음 짓거나 벅찬 감정을 나누는 팬들의 모습은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완전히 융화되는 순간이었다.
특히 실물과 가상을 오가는 하이브리드 크리에이터 꽃감이의 스페셜 라이브는 모니터 속 캐릭터에 생생한 숨결과 현실감을 더하며 상당한 서브컬처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2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2전시장에서 열린 '일러스타 페스11' 현장에서 서브컬처 보컬 크리에이터 꽃감이와 만났다. 사진=일리오
동시간대 열린 플레이엑스포와 맞물린 이러한 흐름은, K-콘텐츠의 다양성과 소통성을 배가하는 포인트인 동시에, 실물과 가상을 뛰어넘는 한국 캐릭터 IP의 독창적 창출과 변주가 시장 파이를 얼마나 역동적으로 넓히고 있는지 증명하는 대목이었다.
◇ 팽창하는 생태계, 물리적 결합 넘어선 '화학적 결합' 과제
이처럼 애니메이션과 게임, 버추얼 등 서브컬처 장르 간의 거대한 물리적 결합에는 성공했지만, 산업적 도약을 온전히 뒷받침할 현장 환경의 디테일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우선 관련 비즈니스 협업을 모색하기 위한 업계 간 네트워킹 및 소통 공간이 부재한 듯 보였고, 특정 부스를 타깃으로 한 이벤트 외에 행사장 전체를 관통하는 코스어 포토타임이나 팬 이벤트, 마켓 연계 프로세스도 조금은 헐거워 보였다.
지난 23~24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2전시장 10홀에서는 대규모 서브컬처 축제 '일러스타 페스 11'이 열렸다.
공간 구성에 있어서도 식음료(F&B) 구역과 공연 공간의 구분이 모호했고, 방문객들을 위한 휴게 공간이 부족해 다양한 연령과 성별의 대중이 쾌적하게 융화되기엔 조금은 어려운 환경처럼 비쳤다.
무엇보다 버추얼 신의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무대 위에서 온전히 구현해 낼 시스템 인프라의 부족은 뚜렷한 한계로 다가왔다. 프라이빗한 1대 1 팬미팅을 넘어, 이를 대규모 라이브 공연 중심의 이벤트로 확장하기에는 기술적, 공간적 뒷받침이 다소 척박해 보였다.
지난 23~24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2전시장 10홀에서는 대규모 서브컬처 축제 '일러스타 페스 11'이 열렸다.
결과적으로 이번 '일러스타 페스 11'은 방대한 서브컬처 생태계를 하나의 물리적 공간에 잇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시너지를 내는 화학적 결합의 필요성을 동시에 보여준 행사였다.
폭발적으로 팽창하는 서브컬처 팬덤의 지갑과 애정을 온전히 수용하고 이를 산업적 주류화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단순한 결합을 넘어선 정교한 오프라인 환경 구축이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컬처 박동선 dspark@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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