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조 손실” 내건 삼성 노조, 정당한 요구도 극단 수단으론 설득력 잃는다
뉴스클레임 사설. 캘리그라피, 이미지 제작=박준우 일러스트레이터
[뉴스클레임]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다음 달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하며 최대 30조원 생산 차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합원 3~4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까지 예고된 상황이다. 사실이라면 하루 1조원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반도체를 축으로 한 삼성전자 생산 차질은 협력업체, 수출,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노조는 과반 지위 확보를 바탕으로 본격 쟁의에 나섰고, 성과급 산정 기준을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 기준으로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다. 흑자를 내고도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업부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문제 제기 자체는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사안이다. 다만 이를 관철하기 위한 수단이 초대형 생산 차질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더구나 일부 조합원이 동료의 노조 가입 여부를 확인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논란까지 불거졌다. 노조도 이를 인정했다. 정당성을 주장하기 어려운 행위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파업까지 강행할 경우 사회적 공감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사측 역시 법원에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노사 간 충돌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30조원이라는 수치가 현실이 된다면 피해는 기업을 넘어 산업 전체로 확산된다. 결국 그 부담은 협력업체와 노동자, 시장으로 돌아간다.
노조의 권리는 존중돼야 한다. 동시에 그 권리는 사회적 책임과 함께 간다. 수십조원 손실을 감수하는 파업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인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협상으로 풀 수 있는 문제를 극단적 방식으로 끌고 가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힘겨루기가 아니라 피해를 최소화하는 현실적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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