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더불어민주당 결선 후보인 김영록 민형배의 주요 공약 비교표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결선에 오른 김영록 전남지사와 민형배 국회의원은 반도체와 AI, 재생에너지 육성이라는 큰 틀에서는 닮았지만, 실제 공약 접근 방식과 우선순위에서는 무게중심이 확연하게 갈리고 있다. 김 후보가 초광역 성장과 산업 재편에 방점을 찍었다면, 민 후보는 시민이 체감하는 복지와 노동, 참여 행정을 앞세우는 모양새다.
◇산업 전략: ‘반도체 전주기 공급망’ vs ‘트라이앵글 산업벨트’
김영록 후보의 핵심 산업 공약은 이른바 ‘Y4-노믹스’다. 광주·전남 서부·전남 동부로 이뤄진 ‘3+1 권역’을 축으로 반도체·AI·에너지·2차전지 등 4대 미래산업을 권역별로 배치하는 구상이다. 김 후보는 1호 공약으로 "광주, 전남 동부, 서부 세 축을 완성하면 수도권도 못하는 반도체 전주기 완결형 공급망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구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500조 원 투자 유치 목표와 함께, 20조 원 정부 지원금 중 10조 원을 산단 인프라 구축에 우선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민형배 후보도 AI반도체 산업 육성을 핵심으로 내세우지만, 방식이 다르다. 광주 첨단패키징·RE100 반도체 산단·AI 데이터센터를 잇는 ‘트라이앵글 산업벨트’를 구축하고, 정부가 추진 중인 첨단패키징 실증센터(NPC)와 연계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복안이다. 민 후보는 20조 원 재원의 80%를 첨단산업 투자에 쏟겠다고 공약했다. AI, 반도체, 우주, 100원 전기, RE100 산단 인프라에 과감히 투자해 기업이 오고 싶어 하는 조건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두 후보 모두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꼽지만, 김 후보가 권역별 분산 배치와 산업 전주기 완결형 공급망 구축이라는 ‘광역 통합형’ 전략을 내세운 반면, 민 후보는 특정 거점을 연결하는 ‘벨트형 집중 투자’에 방점을 두고 있다.
◇에너지 정책: ‘산단 기반 조성’ vs ‘100원 전기’
에너지 분야는 두 후보의 차이가 가장 두드러진다. 김 후보는 에너지를 4대 산업 가운데 하나로 포함시키는 데 그치는 반면, 민형배 후보는 서부권의 재생에너지를 독립적인 산업으로 키우는 별도의 전략을 제시했다.
민 후보는 6일 전남도의회 기자회견에서 "태양광과 풍력을 제조·운영·정비가 결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워 재생에너지 산업 수도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산업용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h)당 100원에 공급하는 이른바 ‘100원 전기’ 공약을 내놓았다.
김 후보의 에너지 공약은 RE100 산단 조성과 함께 전남의 에너지 자원을 산업 경쟁력 강화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독립된 에너지 산업 육성보다는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기반 조성에 무게를 둔다는 점에서 민 후보와 결이 다르다.
◇복지·노동: ‘개인소득 향상’ vs ‘기본소득·주 4.5일제’
복지와 노동 정책에서 두 후보의 철학 차이는 뚜렷하다. 김 후보는 "광주와 전남의 1인당 개인소득이 전국 4위, 10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통합특별시민의 실질적인 삶을 개선해 개인소득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경제 성장을 통한 소득 향상이라는 전통적 접근법이다.
민 후보는 여기서 더 나아가 직접적인 소득 보장 정책을 제시했다. 5대 핵심 노동정책으로 ▲전남광주형 상병수당 ▲주 4.5일제 ▲노동안전보건센터 설립 ▲일하는사람권익재단 설립 ▲AI·기후 산업전환 대응 노동 지원체계를 내놓았다. 주 4.5일제는 플랫폼 노동자,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1인 자영업자까지 사회보험 사각지대를 우선 지원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마을 자산을 주민에게 배당하는 ‘농어촌 마을월급 프로젝트’도 함께 발표했다.
민 후보는 또 섬 주민을 위해 해상교통 공영제와 공공의료 확충, 기본소득 도입을 포함한 ‘섬 정책 대전환’을 약속하며 전남광주를 ‘대한민국 섬 정책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가 성장을 통한 소득 제고에 초점을 맞춘다면, 민 후보는 공공 제도를 통한 직접 분배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두 후보의 복지 철학은 명확히 갈린다.
◇거버넌스: ‘탕평·포용’ vs ‘시민주권 정부’
행정 운영 방식에서도 두 후보는 뚜렷이 다르다. 김영록 후보는 "통합특별시는 모두를 포용하는 공동정부 형태로 운영돼야 한다"며 다른 후보들의 정책도 적극 수용하는 탕평·균형 원칙을 제1 원칙으로 제시했다. 인사와 예산, 지역 발전 운영 전반에 걸쳐 광주와 전남 어느 쪽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민형배 후보의 1호 공약은 ‘시민주권 정부’ 수립이다. 행정 의사결정 과정을 시민에게 공개하고 참여를 제도화하는 직접 민주주의 강화가 핵심이다. 그는 "광산구청장·국회의원·청와대 비서관을 거치며 정책 설계부터 입법, 실행까지 전 과정을 경험했다"며 이재명 정부와의 협력 기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또한 성평등 행정체계 구축을 위해 여성 부시장을 임명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김 후보가 기존 행정 경험과 지역 세력 통합을 통한 안정적인 거버넌스를 강조한다면, 민 후보는 시민 참여와 제도 혁신을 통한 새로운 민주주의 모델을 제안한다는 점이 차이다.
/박형주 기자 hispe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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