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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녹색세상]스포츠계 다회용기 사용을

역사상 최대 규모라는 월드컵 시즌이다. 나는 승패보다 재사용 가능한 물병 소지를 금지했다는 소식에 귀가 쫑긋했다. 거센 반발에 국제축구연맹(FIFA)은 모든 물병의 반입 금지 대신 1개의 일회용 생수병 소지를 허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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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대 규모라는 월드컵 시즌이다. 나는 승패보다 재사용 가능한 물병 소지를 금지했다는 소식에 귀가 쫑긋했다. 거센 반발에 국제축구연맹(FIFA)은 모든 물병의 반입 금지 대신 1개의 일회용 생수병 소지를 허용하기로 했다. 지금 멕시코 경기장에서는 원래 900원인 600㎖ 생수 한 병을 7000원에 판다. 공식 스폰서인 코카콜라사의 ‘봉이 김선달’식 생수가 FIFA의 결론이다.

수돗물 대비 일회용 생수에는 3배에서 10배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들어 있다. 플라스틱 뚜껑과 페트병이 마찰할 때 생긴 미세플라스틱이 생수에 가라앉기 때문이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생수는 개봉 후 3시간 이내에 최대 60배까지 세균이 증가한 반면 텀블러에 수돗물을 담아 마실 경우 24시간 내 세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수돗물의 잔류 염소가 세균 번식을 막기 때문이다. 덤으로 스테인리스 텀블러에 얼음을 넣어두면 보랭 효과가 좋아 4시간 이상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다. FIFA는 뜨거운 경기장에서 더 비싸고 덜 위생적이고 더 낭비적인 일회용 생수를 사라고 강요하는 셈이다.

1200만 관중을 맞은 한국 프로야구의 경우 관중은 37% 증가했지만 쓰레기 발생량은 그 3배인 132%로 치솟았다. 환경운동연합에서 전국 9개 프로야구장에 있는 351개 매장을 조사한 결과 349곳(99.4%)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크보플(KBO Fans 4 Planet)’은 야구를 사랑하지만 지구도 사랑하는 야구팬 모임이다. 그들은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야구선수 응원 커피차, 다회용 대나무 응원봉 ‘대짝이’를 보급하며 KBO에 쓰레기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 죽은 지구에는 K팝도 없다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탄소 배출과 플라스틱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의 야구팬 버전이랄까.

FIFA는 안전을 위해 물병 반입을 금지했다고 했다. 어라? 휠체어 이용자의 입장을 거부한 공연 기획사도 안전을 위해서라고 했다. 이럴 때의 안전은 차별이니, 환경오염이니 하는 비판을 안전하게 피해가는 ‘쿠션어’가 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휠체어 이용자의 압장을 거부한 공연 기획사에 차별 시정을 권고하면서, 해당 광장에서 장애아동 행사가 안전하게 열렸다는 사실을 적시했다.

FIFA와 KBO 관계자분들께는 양평 산나물축제나 함평 나비축제에 가보시길 권한다. 두 축제는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고 다회용 식기만을 사용한다. 전문업체가 다회용기 대여와 세척을 맡아서 진행한다. 그 결과 일회용 쓰레기의 90% 이상, 탄소발자국 10t 이상을 줄이며 행사를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이 다회용기들은 가벼운 편이라 누가 던진다 해도 큰 사고는 일어날 것 같지 않다. 뻥 뚫린 야외에 비하면 야구장과 축구장은 출입구가 정해진 ‘가두리양식장’ 형태라 다회용기 관리가 더 수월하다. 유럽연합은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에서 앞으로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축제도 호텔, 레스토랑, 카페 내부와 동일하게 일회용 식기 사용을 금지한다고 명시했다.

나는 스포츠나 아이돌 덕질은 해본 적 없지만, 자신이 애정하는 세계를 바꾸기 위해 행동하는 팬들에게는 팬심이 돋는다. 덕질하는 그들을 덕질한다.

고금숙 플라스틱프리 활동가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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